'실리콘밸리의 미다스' 비노드 코슬라

(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벤처캐피털 업계의 슈퍼스타 비노드 코슬라(56)는 지난 6년여 동안 청정에너지 관련 기업 및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그는 최근 자신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에코모터스’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에코모터스는 연료효율이 지금의 자동차 엔진보다 50% 높은 엔진을 제작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코슬라는 자신이 투자한 조명기구 업체 가운데 하나인 소라가 저비용 전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라의 신제품은 기존 전구보다 전력 소모량이 80% 적어 1년 안에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그가 투자한 에어컨 제조업체 케이틴의 제품도 에너지를 기존 제품보다 80% 적게 소모한다.그렇다면 코슬라는 어떤 원칙 아래 이런 업체들에 투자했을까. 첫째, 예상이나 전망을 믿지 말라. 둘째, 전문가들의 말을 믿지 말라. 셋째, 실패할 확률이 90%인 기업들에 투자하라.코슬라가 즐겨 인용하는 책 가운데 하나가 심리학자 필립 테틀록의 ‘전문가의 정치적 결정’(Expert Political Judgment)이다.테틀록은 이전 20년 간의 예측 8만 건에 대해 조사해본 결과 정확도가 원숭이들이 다트로 표적을 맞출 확률과 거의 같다는 것을 알게 됐다.전문가의 예상 혹은 예측을 신뢰하지 않는 코슬라는 대신 ‘있을 법하지 않고 충격적이며 과거에 비춰볼 때 예측가능한 그 무엇’이 에너지 이용법에 혁신을 일으키리라 생각한다.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리스크다. 코슬라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니 그만큼 성공의 대가가 크다”고 말한다.그에 따르면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은 민첩한 소기업이다. 대다수 대기업은 혁신의 방법조차 모른다.1955년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州) 푸네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코슬라는 14세 때 앤디 그로브가 동유럽에서 미국으로 망명해 인텔을 설립한 이야기에 감명 받고 자신도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성공하겠노라 다짐했다.그는 ‘인도의 MIT’로 불리는 인도공과대학(IIT) 델리 캠퍼스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의료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1980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영학석사학위(MBA)도 받았다.코슬라가 라우터 제조업체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인 스콧 맥닐리를 만난 것은 스탠퍼드에서다.코슬라는 1982년 선을 공동 창업하고 이어 동종업체인 주니퍼 네트웍스 설립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광섬유 네트워크 장비업체 세렌트에 투자하기도 했다.그는 1986년 실리콘밸리에서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업체인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 바이어스에 합류했다. 그리고 2004년 투자업체 코슬라 벤처스를 창업했다.코슬라는 지난해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 리스트에 순재산 13억 달러(약 1조4500억 원)로 380위를 기록했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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