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기성용의 ‘원숭이 골 세리머니’ 논란이 뜨겁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성용은 26일(한국시간) 아시안컵 일본과 4강전 전반 23분 박지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는 과정서 원숭이 흉내를 냈다. 원숭이는 세계적으로 동양인, 특히 일본인을 비하할 때 자주 거론되는 동물이다. 기쁨과 환희보다 상대를 향한 모욕이 더 많이 담긴 퍼포먼스였던 셈. 세리머니가 논란으로 불거지자 기성용은 경기 뒤 트위터를 통해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고 밝혔다. 욱일승천기는 일본 국기 빨간색 동그라미 주위에 붉은 햇살이 퍼져나가는 것을 그린 깃발이다. 그는 국내 한 매체가 이를 비겁한 변명으로 보도하자 바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변명이라... 선수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확고히 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각종게시판에 상반된 반응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너무 흥분한 것 같다”, “정식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항의를 하거나 공식인터뷰 때 유감을 표시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원숭이 세리머니’는 애초 백인들이 황인종을 멸시하고 조롱하고자 만들어냈고 지금도 같은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기성용이 경솔했다”, “인종비하나 식민지제국주의나 모두 똑같은 반인류적 행위다” 등의 지적이 잇따라 개제되고 있다. 칭찬과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일본 서포터 측이 먼저 역사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깃발을 먼저 내걸었다. 적절하게 대처했다”, “독일 식민지 국가였던 나라의 선수가 나치 깃발에 그러한 퍼포먼스를 펼쳤다고 해도 지탄을 받을까”, “쓰레기장에 쓰레기를 던진 것이 잘못인가”, “지난 한일 친선경기 때도 일본은 욱일승천기를 내걸었다. 한 두 번이 아니다”, “국가관 확립이 스포츠맨십에 묻혀 욕을 먹는 게 안타깝다” 등의 글들이 줄지어 게시판을 수놓고 있다.세리머니가 논란으로 불거진 건 일본 역시 마찬가지. ‘야후 재팬’ 등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백인들이 황인종을 차별할 때 사용하는 포즈를 하다니 놀랍다. 기성용도 황인종 아닌가”, “아시아인들끼리 자폭하자는 건가”, “너무 심한 퍼포먼스다” 등의 비난 섞인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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