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식품주 호실적 기대 '고공행진'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영하 10도를 밑도는 이상 한파가 보름 이상 이어져오고 있다. 그러나 강추위가 주식시장마저 얼려버린 것은 아니다. 식품, 의류 등 일부 업종은 강추위로 호황을 맞이해 실적 기대감에 부풀었다. 보험업종의 경우 당초 우려와 달리 한파로 인한 타격을 피해 나가는 모습이다.최근 주식시장에서 의류업체들은 높아진 실적기대감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일모직은 1월 들어 현재(14일 종가기준)까지 9% 올랐고, 아웃도어를 판매하는 영원무역도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14일 한섬은 6.25% 오른 1만9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의류업체들의 실적 호조에는 한파가 톡톡히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성수기 효과와 더불어 평년보다 낮은 이상 저온 현상에 비교적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에 대한 수요가 몰린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파의 영향으로 4분기 국내 의류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나은채 연구원은 "4분기 패션업종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30%, 50% 급증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영원무역홀딩스와 한섬, LG패션의 이익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도 "겨울 한파는 4분기 성수기 효과를 두 배로 키운다"며 "4분기 의류업체들의 매출은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의류업체 가운데서도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LG패션과 휠라코리아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호빵, 어묵 등 겨울철 먹거리를 생산하는 식품업체들도 강추위가 반가울 뿐 이다. 사조대림과 CJ씨푸드, 삼립식품 등이 대표적인 예. 특히 사조대림과 CJ씨푸드는 AI(조류 인플루엔자) 및 구제역 확산으로 반사이익을 입으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CJ씨푸드의 경우 작년 매출액과 맞먹는 1005억원 규모의 어묵, 게맛살 등 가공식품을 CJ제일제당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으면서 겹경사를 맞이했다. 연초 이래 CJ씨푸드는 75% 급등하며 과열우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한파 및 폭설은 손해보험 업종에 큰 리스크로 여겨진다. 강추위 속 악화된 도로상황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5%로 2005년 12월 92.6%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보험업체들의 실적 우려도 커졌다. 그러나 삼성화재 등 보험업체들의 주가는 큰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최근 금리 인상 등을 호재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교통대란과 이로 인한 사건ㆍ사고는 월요일 아침의 갑작스런 폭설, 퇴근을 앞둔 오후 늦게 찾아온 폭설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번 겨울에는 폭설이 연휴나 주말 등에 집중적으로 찾아왔다"며 "일기예보도 비교적 정확해 대비가 가능했고 덕분에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최악의 상황은 비껴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보험업종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파와 강추위에서 벗어나 보험과 관련된 정부 정책과 금리인상 등에 집중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미현 기자 grob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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