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저축은행 부실 문제가 결국 '경영정상화 약정(MOU) 61개 저축은행 중심의 인수합병(M&A)'과 '예금보험(예보)기금 공동계정 도입'이라는 두 가지 방안으로 압축됐다.4대 금융지주를 통한 부실 저축은행 인수가 그 첫번째고, 예보기금 공동계정을 도입해 파산에 대비하는 것이 두 번째다. 이와 관련 우리ㆍ하나ㆍKBㆍ신한 등 4대 금융지주가 구체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힘에 따라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공동계정 도입은 은행ㆍ보험권과 예보ㆍ저축은행 양측으로 나뉘어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공동계정 도입도 결국 성사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BIS 5% 미만ㆍ덩치큰 저축銀 우선 매각=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강력한 '메스'를 꺼내들었다. 김 위원장은 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부실화된 저축은행에 대해 "나름대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등 기본방향은 이미 결심이 서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경영 위험이 적은 은행들이 인수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융그룹 수장들도 일제히 "저축은행 인수계획이 있다"고 화답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의 저축은행 인수는 대주주 안정성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며 "위원장이 생각한 저축은행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지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이하로 떨어진,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진 저축은행이 우선 시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5%를 밑돌았던 저축은행이 10여개에 달했으며, 현재 부산 소재의 일부 저축은행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증자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부실이 심각한 대형 저축은행을 은행들이 인수할 경우 오히려 손실을 보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적자금 투입 등 정부의 손실 보전책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예보기금 공동계정 도입 결국 성사될 것=현재 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 도입은 저축은행 업계가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은 은행ㆍ증권ㆍ보험ㆍ저축은행이 예금보험기금 중 일정 규모를 따로 떼내 만드는 것으로 저축은행 파산에 대비하기 위한 용도다. 현재 예보기금중 저축은행계정은 바닥난 지 오래고 은행 등 다른 계정에서 빌려쓰고도 적자규모가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금융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 내 공동계정 신설이 긍적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며 "수익자 부담 원칙에서 보면 공동계정이 문제라는 주장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공동부담한다는 시각에서 본다면 공동계정은 수용 가능한 안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저축은행업계 한 CEO가 은행장들에게 공동계정에 참여해줄 것을 설득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은행들은 공동계정 도입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예금자나 보험계약자 등 고객들의 동의 없이 공동계정에 참여하면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신동규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신년인사회에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도입을 추진하는 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에 대해 반대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김석동 위원장이 "모든 방안에 대해 깊게 고민하겠다. 이미 결심이 섰다"고 밝힌 것이 결국 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 도입도 결심한 것 아니냐고 진단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도 결국 도입될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금융부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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