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기축통화 '야망'...갈 길은 멀어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지난해 달러와 위안화는 제로섬 게임을 펼친 것처럼 보인다. 달러가 몰락하면 할수록 위안화는 달러를 대체할 통화로서 입지를 강화했다.달러를 대체한다는 것은 기축통화가 됨을 의미한다. 달러를 대체할 통화로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이 논의되면서, SDR 통화 바스킷에 위안화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그러나 위안화의 기축통화 시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기축통화가 되려면 무역결제 통화, 투자 통화, 보유 통화로서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위안화는 이제 겨우 무역결제 통화로서의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 변동환율제 및 위안화의 자유태환성 확보 등이 필요하지만, 이는 단기간 내에 실행 가능한 일이 아니다. 중국 정부도 아직은 위안화가 자본시장에서 유통되는 것보다 무역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따라서 2011년 위안화의 국제화는 아시아 지역 내에서 무역결제 통화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속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HSBC는 "현재 3% 미만에 머물고 있는 중국-신흥국 간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이 5년안에 최소 50%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 세계 무역결제에서도 위안화 결제가 5년안에 연간 2조달러에 상당하는 규모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조심스럽게 자본시장을 개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은 홍콩시장에서 위안화 예금제도를 도입했는데,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해 2월에는 해외기업이 홍콩에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해, 딤섬본드의 활성화를 촉발했다. 올해에는 홍콩 증시에서 위안화를 이용한 최초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전망이다. 홍콩 억만장자 리카싱 청쿵실업ㆍ허치슨 왐포아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홍콩 증시에서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중국 당국이 이를 허락할 경우 채권시장 개방 후 IPO 시장에서도 위안화가 유통돼, 중국 자본시장 개방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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