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 예술대학 소속 회화과와 미디어디자인학부 학생 100여 명은 지난달 장수마을을 찾아 20여 가구 담과 계단에 그림을 그리며 봉사활동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성북구(구청장 김영배)는 대부분이 40~50년 지난 노후주택들이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성북구 삼선동 293 일대 일명 장수마을의 칙칙했던 담벼락을 화사하게 변신시켰다.
꿈을 그리는 나무
한성대학교 예술대학 소속 회화과와 미디어디자인학부 학생 100여 명은 지난달 장수마을을 찾아 20여 가구 담과 계단에 그림을 그리며 봉사활동을 펼쳤다.벽화는 학생들이 제시한 150여 개 시안 가운데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작품들로 구성됐다.한성대학교 학생들의 손길이 닿자 색 바랜 좌측통행 화살표가 있던 가파른 계단에는 화분들이 놓이고 초록색을 좋아하는 한 할머니의 집 담벼락에는 푸른 나뭇잎이 수놓아졌다.
포도넝굴
또 적막한 붉은 벽돌 위로는 화초가 자라고 슬레이트 지붕 밑으로는 희망의 종이비행기가 날아다닌다.이와 함께 얕은 계단을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와 손녀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또 피노키오 동화를 좋아하는 한 소년의 집 담에는 동화 속 주인공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집에는 실제 화초들과 잘 어울리게 넝쿨에 박이 주렁주렁 열렸다.자원봉사 학생들은 학교와 담을 같이하고 있는 마을을 그림으로 밝게 할 수 있어서 또 주민들은 오래되고 낡은 담벼락이 예쁘게 바뀌어서 모두 환한 미소를 짓는다.
동심
이 같은 사연들이 있는 담장 벽화는 탁상용 달력으로도 제작됐다.장수마을은 2004년 삼선 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구역 인근에 서울성곽과 삼군부총무당 등 문화재가 있고 급경사 구릉지여서 수익성 문제로 6년째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또 재개발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소득 수준이 낮은 주민들이 조합원 분담금을 내고 이 곳에 재정착하는 것도 어렵다.하지만 이 곳에는 노후도가 심한 무허가주택들이 많아 도로 정비와 기반시설 확충을 포함한 주거지 정비사업이 절실한 곳이기도 하다.따라서 성북구는 이 곳 장수마을을 안정적이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곳으로 조성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해 통상적인 재개발이 아닌 새로운 대안개발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성북구의 이 같은 시도가 대도시 노후 지역 개발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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