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이 이혼 위기에 빠진 남편과 아내의 갈등을 세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29일 방송된 MBC ‘역전의 여왕’에서는 오해로 인해 남편 봉준수(정준호 분)에게서 등을 돌린 아내 황태희(김남주 분)의 미묘한 심리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황태희는 봉준수에게 “더는 당신을 못 믿겠다”고 고백한다. 그것은 진심이 아니었다. 황태희는 동네 놀이터에서 남편의 결혼 프로포즈를 떠올리며 미소를 보인다. 추억에 빠진 건 집에 돌아와도 마찬가지. 그는 남편과 행복했던 시절을 기분 좋게 회상하면서도 이내 불신에 휩싸인 현실에 막막해한다.봉준수는 아내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나머지 자괴감에 빠진다. 그는 어떻게든 아내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쓴다. 하지만 황태희는 여전히 얼음장처럼 차갑다. 회사에서 남편을 마주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장모의 조언을 듣고 봉준수는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그는 온갖 애교를 부리며 아내의 화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렵게 “힘들겠지만 이전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해보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황태희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이미 다 알아버렸는데”라며 “난 못해”라고 잘라 말한다.봉준수는 괴로움에 술로 밤을 지새운다. 자신이 진행한 홈쇼핑이 상당한 매출로 연결됐지만 얼굴은 웃음이 사라진 지 오래다. 만취한 그는 구용식(박시후 분)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그리고 우연히 백여진(채정안 분)과 출근길을 함께 하다 또 다시 황태희의 오해를 사고 만다. 백여진까지 나서 해명을 늘어놓지만 아내는 들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누가 물어봤어?”라며 황급히 택시를 타고 자리를 뜬다.남편과 냉전 중이지만 황태희는 일터에서 인정받는 직원으로 거듭난다. 기성모델들이 약속을 어기며 위기를 맞지만, 슬기로운 지혜로 이를 극복해낸다. 아내의 홈쇼핑을 TV로 지켜보던 봉준수는 핸드폰 문자를 이용해 “축하해 여보. 오늘 정말 멋졌다”라고 마음을 보낸다. 하지만 황태희는 “죽을 것 같다”며 “남편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구용식에게 심경을 토로한다. 힘들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황태희는 인근 놀이터에서 그를 기다리던 남편과 조우한다. 봉준수는 “백여진이 신경 쓰인다면 회사를 그만두겠다”며 아내를 설득한다. 하지만 황태희는 “우리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데 그만두지 마”라며 “죽을힘을 다해 지금 참고 있어. 딸 소라와 엄마 때문에 참고 있다고”라고 말한다. 봉준수가 “그 말이 헤어지자는 거냐”고 되묻자 그는 이내 “모른 척 하지 말자. 우린 이미 강을 건넜어”라며 등을 돌린다. 봉준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내를 멈춰 세운다. 그는 “그래 헤어지자”며 “난 너한테 해준 게 없어. 고생만 시켰지. 마지막까지 그 꺼내기 힘든 말을 네가 하게 시킬 수 없을 것 같아”라고 말한다. 그리고 “해줄 수 있는 게 이거 밖에 없어 미안하다”고 말한다.슬픈 기운이 내내 감돈 드라마. 이는 방송 뒤 시청자게시판도 마찬가지였다. “코믹 연기가 돋보이던 정준호와 김남주 커플이 극을 한순간에 정통 중년 멜로극으로 바꿔놓았다. 역시 둘은 베테랑”, “남편들은 알 수 없는 아내들만의 감정을 김남주가 능수능란하게 보여줬다”, “‘내조의 여왕’보다 재미있고 그 사랑의 면모도 애절하다” 등의 호평이 줄지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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