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소형차 띄우기' 빨간불
신형 엑센트 생산 일주일만에 울산1공장 가동중단 장기화 조짐[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신형 엑센트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의 가동중단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차의 소형차 확대 전략에도 '빨간등'이 켜졌다.특히 신형 엑센트는 양산이 시작된지 일주일 밖에 안돼, 신차 붐 조성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주 본격 판매에 돌입한 신형 엑센트 계약건수는 하루 18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모델인 베르나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출시 초기인 만큼 신차 효과를 감안해야 하지만 예상보다 계약률이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현대차 신형 엑센트
회사 관계자는 "판매 직후에 주문이 몰리면서 출고까지 약 2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내년 판매목표를 연간 2만대 정도로 설정했는데,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하지만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의 울산 1공장 점거 농성으로 신형 엑센트 생산이 사흘째 중단되면서 모처럼 찾아온 소형차 확대 바람이 잦아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현대차는 신형 엑센트에 준중형급 차종의 편의사양을 대거 장착하면서 소형차 인기몰이를 시작한 터였다. 회사 측은 가동중단에도 불구하고 엑센트 생산분이 남아 있는 만큼 공급에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생산중단이 장기화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주 이상 출고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일선 영업소에서는 신형 엑센트 고객을 준중형차인 신형 아반떼로 유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영업소 관계자는 "엑센트 찾는 고객들이 출고 지연을 우려하고 있어 준중형인 아반떼 구매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엑센트와 아반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고객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반떼 선택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국내 소형차 시장은 준중형이나 경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현대차의 소형차인 클릭과 베르나의 판매대수는 총 9066대로, 아반떼(HD와 MD 포함) 판매대수 10만2415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형차 보다 차급이 작은 경차도 소형차 보다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아차 모닝은 같은 기간 8만4126대가 팔렸다.현대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형 엑센트는 타깃층도 20대로 맞추고, 패밀리 세단이 아닌 '내 생애 첫차'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생산 차질로 고객이 이탈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유럽 및 미국 수출도 차질이 우려된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엑센트 생산분의 상당수가 해외로 수출되는데 세계 시장에서 이미지가 안좋아질까 걱정"이라고 언급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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