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 강동원, 악역 변신으로 '전우치-의형제' 흥행 이을까?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강동원 고수 주연의 '초능력자'가 11월 개봉하는 영화 중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많은 여성 팬을 확보하고 있는 두 '꽃미남' 배우가 한 영화에 캐스팅된 데다 영화의 소재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봄직한 '초능력'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초능력자'가 유난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주연배우 강동원이 이전의 두 영화 '전우치'와 '의형제'로 도합 1000만 이상 관객을 모으며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초능력자'는 타인을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와 그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의 맞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 '괴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조연출을 맡았던 김민석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강동원은 이 영화에서 어릴 때부터 주어진 특별한 능력 때문에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던 초능력자로 등장한다. '초능력자'의 초인은 할리우드 영화 속 초능력자와 달리 세상을 구하려고 애쓰거나 지배하려고 발버둥치지 않는다. 사채업자나 전당포 등을 털며 외톨이처럼 홀로 지내는 초인은 타인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조용히 지내던 중 자신의 초능력이 닿지 않는 유일한 남자 규남(고수 분)을 만나 평화로운 삶을 빼앗긴다. 규남의 존재에 당황한 초인은 뜻하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증거를 남기는 실수를 저지르고 난 뒤 규남을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 강동원이 연기하는 초능력자는 이름도 없는 캐릭터로 세상과 격리돼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남자다. 딱히 악인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초능력을 이용한 자신의 범죄가 규남에 의해 들통 나자 하나둘씩 사람을 죽이기 시작한다. '그놈 목소리'에서 카메오 출연과 목소리 연기로 잠시 악역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강동원은 '초능력자'에서 본격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눈으로 타인을 조종하는 초능력을 연기하기 위해 그는 눈빛으로 악인의 파괴적인 심성을 드러낸다.
강동원은 자신의 첫 악역 연기에 대해 "초인이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 인물이 처한 상황에서는 악당 같은 모습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강동원의 연기가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전형적인 악당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것이 목표인 외로운 한 남자의 이기적인 모습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초능력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초능력자'는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와 거리가 먼 영화다. 초능력자이지만 세상과 격리돼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남자와 중졸 출신으로 폐차장과 전당포를 전전하며 사는 남자가 주인공이라는 설정만 봐도 이 영화의 독특한 면모를 눈치 챌 수 있다.김민석 감독은 자석의 양극과 같은 두 인물을 통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파국으로 치닫는 두 인물을 그린다. 고독한 악인을 연기하는 강동원과 천진난만한 '무대포' 캐릭터를 연기하는 고수의 조화는 '초능력자'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규남의 친구로 나오는 두 외국인 노동자들은 다소 무거운 설정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조연 캐릭터들이다. 가나 출신의 아부다드가 연기하는 버바와 터키 출신의 에네스카야가 연기하는 알은 더빙을 의심케 할 만한 뛰어난 한국어 실력과 능청스런 코믹 연기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초능력자'를 강동원의 이전 두 영화 '전우치' '의형제'와 비교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다. 판타지 액션 대작이었던 '전우치'와 신구(新舊) 톱스타 송강호와 강동원이 투톱으로 나선 '의형제'보다는 소품의 느낌이 강하다. 신예 김민석 감독의 독특한 상상력과 강동원 고수의 연기 변신은 10일부터 직접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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