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지(25)씨는 숙명여대가 3년 전부터 야심차게 운영중인 '르 꼬르동 블루 호스피탈리티 MBA(원장 박내회ㆍ 이하 HMBA)'에 재학 중이다. 1895년 파리에서 처음 문을 연 르 꼬르동 블루는 15개국에서 30개 이상의 국제 학교를 운영 중인 서비스 전문 교육기관이다. 연간 2만4000여명의 요리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으며 '파란 리본'이 달린 메달은 호화로운 음식의 전설이 되다시피 했다. 이런 르 꼬르동 블루와 손을 잡고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국내 유일의 호스피탈리티 MBA가 숙명여대의 HMBA이다. 조 씨는 이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미래의 레스토랑 경영을 꿈꾸고 있다.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함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그런 멋진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의 성패도 결국 사람을 다루는 법을 익히는 데 달려있다는 사실을 배웠다는 그녀는 기회가 된다면 창업 컨설팅 회사에서도 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기존 국내 서비스 관련 교육과정은 호텔 관광산업 위주로 구성돼 있어 다양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호스피탈리티 산업 전체 다시 말해 호텔ㆍ레스토랑ㆍ여행ㆍ여객 운송ㆍ문화ㆍ엔터테인먼트ㆍ스포츠 등 서비스 산업 전체를 다루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조 씨는 HMBA 프로그램에 따라 일본 와세다대를 방문해 3박4일 일정으로 'Comparative Hospitality System'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한국과 일본의 호스피탈리티 사업을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일본에 가서 자신이 외국인이 되는 체험을 해보니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현지 식당에는 메뉴판이 일본어로만 되어 있어서 그림이 함께 있거나 원래 알고 있던 음식만 주문할 수 있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았다. 조 씨 스스로 느낀 이런 답답함은 한국에 온 외국인에게서도 똑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험을 한 것이다. 메뉴판 가득 한글만 있고 영어나 그림조차 없다면 아마 그 사람은 뭘 시켜야 할지 모를 것이란 판단을 하게 됐다. 물론 일본에서도 큰 음식점들은 메뉴판에 영어가 함께 적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대형 체인점보다는 골목골목 찾아 들어가는 조그만한 식당에서 그 곳만의 정취를 느끼고 싶어할 때가 많다. 일본도 작은 식당에는 일본어 메뉴판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며 만약 이런 작은 식당에 찾아온 외국인을 배려할 수 있다면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런 것이 호스피탈리티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조 씨가 직접 창업 컨설팅을 하게 된다면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줄 수 있게 됐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HMBA 과정에서는 일본 와세다대 뿐만 아니라 남호주대에서 일주일 간 진행되는 'Food - Wine & Life Style'과정도 있다. 이런 경험을 숙명여대 MBA 과정에서는 조씨와 같은 여자 말고 남자도 누구든지 지원할 수 있다. 신입 남학생 비율이 지난해 전체의 17%에서 올해 47%로 높아졌고 남자 졸업생들의 사회 진출 또한 활발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1기 졸업생 박지혁(35)씨는 스위스 호텔 학교를 졸업한 신라호텔 마케터 출신으로 졸업 후 카페 챠오바(CAFE ciaobar)를 창업해 대표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재 SK 네트웍스, CJ CGV, 농심, 워커힐, 놀부 등 대기업에서도 다수의 남학생들이 HMBA에 참여하고 있다. HMBA 주간 프로그램은 국제화 프로그램답게 100% 영어 수업으로 진행되며 야간은 절반 가량의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호주에서 학령기를 보낸 조씨는 한국에서 MBA를 하게 된 계기를 '인맥'구축으로 꼽았다.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와서 레스토랑 사업을 해야겠다는 구상을 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공부하면 외국의 사례 밖에 접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펼치게 될 미래를 위해 다양한 환경과 분야에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한 숙명여대 HMBA를 선택했다. 숙명여대 HMBA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수업이 있고, 토요일에는 2개의 선택과목 강의가 진행된다. 필수 과목을 1, 2학기에 집중적으로 듣고 3, 4학기에는 선택과목 중심으로 학점을 따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면 주중에 두 번 나오지 않고 주중에 한 번 그리고 토요일에 한 번 나오는 식으로 시간표를 조정할 수 있다. 3학점짜리 1개 강의는 보통 2시간 15분 가량 진행된다. 조씨에게 MBA 졸업후 진로를 묻자 한 해 졸업생이 40명 정도 된다며 박사 과정을 통해 이후에 교단에 서거나 같은 업종 안에서 움직이는 이직 또는 아예 업종을 바꾸는 전직자도 많다며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온 학생들은 대부분 취직으로 방향을 정한다고 했다. 아니면 자신처럼 창업을 꿈꾸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물론 CJ CGV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업체나 리조트 사업부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입학한 경우 졸업 후 승진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보다 자세한 교육과정과 입학정보를 얻으려고 한다면 오는 11월 10일 교내 사회교육관 5층에서 열리는 입학설명회에 참여하면 된다. 문의: 02-710-9073 2077-7308 hmba@sm.ac.kr < 아시아경제 MBA연구회 >황석연 교육전문기자, 박현준·김도형·이상미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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