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잡은 캐치업으로 태양광-반도체 풍력-조선처럼 키운다

남부발전이 12일 종합준공한 제주도 성산풍력단지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지식경제부가 13일 녹색성장위원회에 보고한 '신재생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은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조선 등 주력산업에서 출발은 늦었지만 선진국을 따라잡은 캐치업(Catchup)전략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덴마크 등이 독식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산업에도 적용하겠다는 복안이 담겨있다. 세계 신재생에너지시장은 태양광, 풍력을 중심으로 오는 2014년에는 4000억 달러, 2020년에는 1조 달러로 자동차산업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세계적 수준의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소기업이 포진해 있고 내수시장도 협소해 성장이 제한적이다. 특히 미국(시장, 기술), 독일·덴마크(기술), 일본(기술)에 이어 중국이 대규모 투자로 시장과 기술력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재생부문의 샌드위치를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을 반도체나 조선산업처럼 내수보다 수출주력화 산업을 육성키로 하고 정부가 우선 원천기술개발과 산업화 촉진에 자금을 투입하는 한편, 공공기관과 지자체와 협의해 일정규모의 내수시장을 창출해 준다는 구상이다.

제주시 구좌읍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기지에 설치된 추적식태양광시스템

◆그린레이스 미국 독일 중국 저 앞에...=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이 주요 화두로 등장하며,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은 폭발적이고 각국별 산업 육성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미 선도그룹이 형성된 데다, 최근엔 중국이 태양광과 풍력 분야에서 급부상중이다. 미국은 앞으로 10년간 청정에너지 분야에 1500억달러를 투자, 2025년에는 전력의 25%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할 방침이다. 신재생 분야에서 독보적인 EU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에너지의20%로 확대할 계획이고, 일본도 2020년까지 신재생 비율을 10%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실질적 경쟁자인 중국은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5%로 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에만 346억달러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집중 투자했다. 346억달러, 한화 39조원에 육박한다. 우리가 향후 5년간 민관이 모두 투자하는 40조원을 한해에 투자한 것이다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선진국은 물론, 중국에도 한참 뒤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태양광의 경우 결정질 태양전지 기준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효율이 18% 이상으로 우리(16~18%수준)보다 품질에서 앞서고, 중국은 가격이 와트당 1.35달러 이하로 우리나라(1.35~1.4달러)보다 저렴하다. 풍력도 중소형 육상풍력 국산화 수준은 85%로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상업성을 인정받고 있는 해상 풍력은 70%에 불과해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될만한 산업에 올인..태양광·풍력·해상풍력에 집중투자=정부는 이에 따른 대책에서 총 7조원을 투입해 대형 연구개발 위주로 태양광, 풍력을 중심으로 '될만한' 핵심 기술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민간은 OCI(옛 동양제철화학),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유니슨, 효성, KCC, 웅진에너지등이 회원사로 있는 신재생에너지협회 조사에서 2011∼2015년간 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 40조원은 태양광(20조원), 풍력(10조원), 연료전지(9000억원), 바이오(9000억원)등에 각 각 투입된다.

제주시 구좌읍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기지(작은 집)과 풍력발전기

정부는 우선 세계시장 선도 10대 핵심기술에 2015년까지 1조5000억원을 집중 투자한다.10대 핵심기술은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에서 박막과 염료감응, 나노유기 등 3개, 실리콘계 태양전지 고효율화 등 총 4개가 선정됐고, 풍력에서 해상용 대형풍력 및 부유식 풍력발전 기술 등 2개가 포함됐다.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목질계와 해조류 바이오연료 생산, 수출용 석탄가스화 복합발전시스템도 선정됐다.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한 8대 부품·소재·장비 기술개발에도 2015년까지 1조원을 지원, 산업 뿌리부터 단단하게 다질 계획이다.내수시장 창출을 위해선 우선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는 10대 그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10대 프로젝트에는 2756개 우체국을 대상으로 한 '그린 포스트', 1만1080개 초·중·고등학교 건물을 대상으로 한 '그린스쿨', 휴게소와 도로공사 주변이 대상인 '그린 하이웨이', 군 시설 및 유휴부지를 염두에 둔 '그린 아미' 등 대부분 공공기관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2011년부터 명품 '신재생에너지 시범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4대강 사업 16개 보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사업도 진행한다.
수출 산업화는 풍력산업부터 집중한다. 2012년까지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을 완료하고, 2013년에는 서남해안권에 100㎿급 실증단지를 구축해 해외진출을 위한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2015년까지 수출 1억 달러 이상 글로벌 스타 기업 50개를 육성하기로 목표를 정하고,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후보를 선정해 기술개발부터 금융, 마케팅, 인증까지 필요한 지원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한다. 인력 양성을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원별 전문대학원을 신설하고, 태양광설비기사와 풍력설비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서남해권의 지자체들이 대규모 태양광, 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여기에 외국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자칫 내수시장이 외국기업에 잠식당하고 국내기업이 역차별 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별도로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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