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값 배추, 정치권 뒤흔들다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배추가 금(金)추로 변하면서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 주요 국정기조인 공정사회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여왔지만 최근 관심은 급등하는 배춧값에 집중되고 있다. 4일부터 열리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배추는 최대 이슈다. 여야는 배춧값 급등의 원인, 대책 등을 놓고 연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공정사회에서 배추정국으로 급속 이동여야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한마디로 배추다. 최근까지 공정사회 담론이 정치권을 휩쓸었던 점을 고려하면 급속한 변화다. 지난 8.8 개각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물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추석 연휴 직전 자녀의 특채 논란으로 자진사퇴하면서 공정사회는 정치권의 최대 화두였다. 정치권은 대대적인 사정정국을 우려할 정도였다. 하지만 배추 등 채소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배추가 정치권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양배추 김치를 언급한 것은 물론 여야 정당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야당은 특히 현 정부의 친서민 정책이 허구였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5일 강원도 평창의 고랭지 배추밭으로 첫 현장행보에 나서 "이명박 대통령이 평소 물가에 관심이 있었다면 냉해, 폭염, 폭우에 대비한 신선채소 공급 대책을 미리 세웠어야 한다"며 "4대강 파헤치기 사업으로 인한 현재의 채소재배 면적이 줄어들 상황에 대해 대체 농지 확보 대책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추, 국감 최대 이슈로 등극여야가 예상한 국감 최대 화두는 당초 4대강이었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 등 무분별한 토목예산을 줄여 서민복지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한나라당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근거없는 정치공세라며 반발해왔다. 국감 초반 배추는 4대강을 밀어내고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기획재정위, 정무위, 농림수산식품위. 지식경제위 등 경제관련 상임위에서는 배추값 급등의 원인과 대책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배추가 국감장에 등장하고 국회의원들의 배추와 관련한 보도자료가 홍수를 이루면서 '배추국감'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4대강 사업으로 줄어든 채소 재배면적이 배추 등 채소값 급등과 연관됐다"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안이한 대책을 질타하면서도 "4대강 책임론을 억지공세"라고 반박했다. 안상수 대표는 "모든 사안을 4대강과 연관시켜 정책을 왜곡하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국감장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는 서민행복을 위한 국감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배추값 인상이 이상기온과 왜곡된 유통구조 때문이라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민주당이)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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