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무섭게 오르는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연말까지 수입하는 배추과 무 등 김장채소류에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수입량에 대한 규제도 두지 않는다. 값이 많이 뛴 마늘도 낮은 세율로 수입할 수 있도록 시장접근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앞서 김장용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11월 초까지 중국산 배추를 추가로 들여오겠다고 했다. 민간 수입물량과 별도로 세 번에 나눠 회당 최대 160톤(t)을 수입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톤당 250~300달러에 거래되는 중국산 배추가 들어오면 국내에선 포기당 2500원 안팎에 거래될 전망이다. 정부는 부처간 정책이 상승효과를 내면 포기당 1만원을 넘어선 국내 배추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5일 국무회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할당관세 운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배추發 물가불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할당관세제도(물가안정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의 40%포인트 범위 내에서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탄력관세제도)를 이용해 관세율 27%인 배추와 관세율 30%인 무에 연말까지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상 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수급에 차질이 생겨 값이 오른 김장 채소류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가격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입 물량 모두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값이 크게 오른 마늘의 시장접근물량도 종전 1만4467톤에서 1만2000톤(합계 2만6467톤) 더 늘리기로 했다. 시장접근물량은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당시 설정된 일종의 쿼터다. 1988년부터 1990년 사이 평균 수입량 또는 국내소비량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수입량이 시장접근물량 이내이면 낮은 관세를 붙이지만, 초과하면 높은 관세를 적용한다. 마늘의 경우 시장접근물량 이내로 수입되면 50%의 관세가 붙지만, 초과한 경우 360%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기상 변화나 자연 재해가 발생하면 재정부령으로 물량을 늘릴 수 있다.
정부는 아울러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큰 생필품 중 수입 가격이 올랐거나 국내 소비자 가격이 상승한 품목에 대해서도 할당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대상 품목은 세제, 종합비타민, 두발용품, 면도·목욕용품, 화장비누, 향수, 화장품, 타이어 등이다. 세율은 기본세율의 절반(8%→4%) 수준으로 조정하되 단 타이어는 대외경쟁력 수준 등 산업 여건을 고려해 2%포인트만 낮추고 할당 물량은 40만개로 한정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4일 전후 공포, 시행돼 연말까지 지속된다. 마늘 시장접근물량을 늘리는 조치도 11일 전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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