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은 역시 어려워, 비무장지대안의 파3홀은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12번홀의 무시무시한 벙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골프의 묘미는 끝없는 도전이다." 코스설계가들은 특히 마지막 18번홀에 벙커와 해저드 등 온갖 장애물을 배치해 '승부홀'로 조성한다. 실제 지구촌 골프장의 까다롭기로 소문난 홀 100개를 모았더니 18번홀이 20개나 포함됐다.72개는 미국에 있었고, 동양에서는 한국의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캠프 보니파스와 일본 고베의 히로노골프장 13번홀 등 2개뿐이었다. 이제부터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홀들을 여행해 보자. ▲ 오거스타내셔널 12번홀(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꿈의 메이저' 마스터스의 개최지 오거스타내셔널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쩔쩔매는 곳이다. 이 코스의 백미가 '아멘코너'다. 11~ 13번홀을 의미하는 이 애칭은 1958년 허버트 워런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기자가 재즈 밴드의 연주곡 '샤우팅 앳 아멘코너'에서 힌트를 얻어 명명했다. 그 중심이 12번홀(파3)이다. 그린 앞에 '래(Rae)의 시냇물'이 흐르고, 그린 주위에는 다시 3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핀이 오른쪽에 꽂히면 영락없이 희생자들이 속출하는 홀이다. 최악의 기록은 톰 와이스코프(미국)가 1980년에 기록한 '데카-보기'(10오버파)다. 앞 홀인 11번홀(파4ㆍ505야드)도 페어웨이 왼쪽에 '해저드의 덫'이 도사리고 있어 만만치 않은 홀이다.▲ 베이힐 18번홀(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이 골프장을 처음 경영한 사람은 아놀드 파머였다. 파머는 무려 30년간 이 코스에 애정을 쏟아부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코스를 어렵게 리뉴얼했다. 베이힐인비테이셔널, 지금은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이라는 이름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개최하는 곳이다. 이 코스의 마지막 18번홀(파4ㆍ441야드)은 그린 앞에 '악마의 욕조'라는 이름이 붙은 워터해저드가 위협적이다. 2000년부터 베이힐인비테이셔널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가장 어려운 홀로 지목했다. '장타자' 존 댈리(미국)는 2005년 대회에서 이 홀에서만 11타, 7오버파를 쳤다. ▲ 블랙울프런 리버코스 18번홀(미국 위스콘신주 쾰러)= 피트 다이가 설계한 코스로 18번홀은 잘못된 샷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는 불만까지 나올 정도다. 초ㆍ중급자들은 아예 타수를 세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국내 팬들에게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가 '맨발 샷'을 연출해 잊지 못하는 홀로 남아있다. 파4, 421야드로 왼쪽에 워터해저드, 오른쪽에는 긴 벙커가 있다. 박세리는 당시 드라이브 샷이 훅이 나면서 왼쪽 워터해저드에 빠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물속에 발을 담근 채 회심의 두번째 샷을 날려 우승을 일궈냈다. 티 샷이 정확하게 페어웨이를 지켜도 그린 오른쪽이 해저드가 둘러싸여 '송곳 아이언 샷'이 필요하다.▲ 시네콕힐스 18번홀(미국 뉴욕주 사우스햄튼)= 파4의 450야드,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렉홀이다.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며 불어대는 강풍이 이 홀을 한층 악명높게 만들었다. 그린으로 향하는 오르막 페어웨이는 마치 주름을 잡아놓은 듯 물결쳐 경사지 샷도 절대적이다. 페어웨이 왼쪽과 그린 양쪽에는 대형벙커도 포진했다. 바람을 가르고 페어웨이까지 정교한 티 샷을 날려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뒤에서 앞으로 흐르는 슬로프 때문에 여간해서는 볼을 홀에 붙이기가 어렵다. 아마추어골퍼들은 그래서 보기를 목표로 플레이해도 쉽지 않은 홀이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사무국이 이 코스 전체를 가장 어려운 골프장으로 선정한 적도 있다.
미군 병사가 비무장지대(DMZ)내의 참호 위에 조성된 티잉그라운드에서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ESPN 캡처.
▲ 캠프 보니파스(한국 DMZ 판문점)= 지난해 드루 갤러허 ESPN의 기자가 체험기를 전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남한과 북한의 경계인 길이 248km, 폭 4km의 한국 DMZ에 있어 코스 자체의 까다로움보다는 '위험해서' 까다롭다. 192야드 전장의 파3홀 1개가 코스 전부다. 그린은 인조잔디고, 그린 위에 핀이 꽂혀 있다는 것이 골프장임을 알려준다.코스 바깥은 지뢰천지다. "위험! 러프에서 볼을 찾지 마시요. 지뢰밭입니다"라는 문구가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 골프장인지를 알려준다. 여기서는 스트로크 수에다 플레이 시간을 보태 스코어를 매겨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사람이 이긴다. 2001년 미국에서 골프세트와 볼을 보내기 전까지는 '딱 1개'의 골프세트로 여러 명이 플레이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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