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유일의 단조분야 명장 주용부 용호공업사 대표는 "식칼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날을 어떻게 세우느냐"라고 주장한다. 식칼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음식물을 썰고 베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실제 주 명장이 만든 식칼은 시중에 나온 제품과 달리 칼날을 전체적으로 갈아 절삭력이 극대화된다. 일반적으로 기존 제품들의 경우 날 끝부분만 갈아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그럴 경우 쉽게 무뎌질 수밖에 없다. 주 명장은 이같은 칼 제조법으로 인해 "영양분 파괴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신선도가 더 오래 유지되기도 한다"고 했다.이처럼 날을 전체적으로 세우는 기술은 국내에서 주 명장만이 보유한 기술이다. 2005년 단조분야에서 처음 명장을 선정하게 된 것도 주 명장 때문이었고, 이후 이 분야는 아직 추가로 명장이 더 나오지 않고 있다.500명 가까운 명장 가운데 이처럼 분야마다 1명만 있는 경우는 무선통신, 철도신호 등 십여개에 불과하다. 단조란 금속을 적당한 온도로 가열해 연화됐을 때 해머 등을 이용해 원하는 크기나 모양을 만드는 작업으로 흔히 말하는 대장간에서 쇠를 달궈 연장을 만드는 걸 말한다.물론 칼날만 좋다고 해서 좋은 식칼이 되진 않는다. 날을 어떻게 세우는지는 물론 칼날의 소재, 적당한 무게감, 손에 잡히는 느낌 등 다양한 분야가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좋은 식칼이 된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독일 헨켈사의 칼은 최고 수준의 소재를 사용해 강도가 오래 유지된다. 물론 그만큼 직접 날을 가는 일은 어렵다.국내에서 손꼽히는 식칼 제조업체 도루코의 윤명원 기술연구소 제품연구팀장 역시 다양한 점을 같이 고려해 칼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들었을 때 무게감, 칼날과 손잡이를 잇는 부분을 잡았을 때 좌우 균형감, 그립감 등이 중요하다는 게 윤 팀장 설명.그는 "칼을 사용할 때 손목에 힘이 들어가면 원하는 대로 칼질이 되지 않는다"며 "쥐었을 때도 안정감을 줘야 오래 써도 쉽게 피곤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먹는 걸 다루다보니 위생이나 편리성, 손잡이 재질까지도 중요하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칼날과 손잡이를 연결해주는 부분을 이음새 없이 제작돼 이물질이 끼지 않는다. 세균번식 염려가 없고 칼질이 용이해져 손목에 무리도 덜 간다.도루코에서 최근 출시한 레몬그라스 제품의 경우 하이카본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를 쓴다. 기존 무쇠칼과 스테인리스 스틸칼의 단점을 보완한 재질.윤 팀장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고탄소강을 적절히 배합해 만들었기 때문에 철의 분자 배열이 차져 단단하고 날이 잘 서며 쉽게 무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최대열 기자 dychoi@도움말 : 주용부 용호공업사 대표(단조 명장), 윤명원 도루코 기술연구소 제품연구팀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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