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대만에 500억원 규모 수출 계약 체결

남양유업은 대만 현지 유통전문회사인 화풍무역과 250만 캔의 분유제품(약 500억원 상당)을 수출하기로 했다. 30일 열린 협약식에서 김웅 남양유업 대표(오른쪽)와 왕선현 화풍무역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남양유업이 카자흐스탄에 이어 대만 지역 공략에 나섰다. 남양유업은 대만 현지 유통전문회사인 화풍무역과 250만 캔(약 500억원 규모)의 분유제품을 수출하기로 하고 김웅 남양유업 대표와 왕선현(王先賢) 화풍무역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30일 남양유업 본사에서 수출 협약식을 가졌다.이번 협약을 통해 다음달 초도물량인 분유 20만 캔을 시작으로 총 250만 캔의 물량이 순차적으로 선적될 예정이다. 지난 2001년 대만에 첫 진출한 남양유업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현지화 전략을 펴온 결과, 이번 수출협약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성조숙증 분유가 문제시 되는 등 또다시 분유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품질 안전성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국내 분유가 상대적으로 부각된 것이 이번 수출협약 체결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또 남양유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액상형 간질 치료용 특수분유인 케토니아(KETONIA)가 세계의 각종 학술대회에 발표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등 국내 유아식 제품에 대한 품질의 우수성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대만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국내 분유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이번 협약식으로 대만에 진출한 유일한 국내 분유회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중국을 포함한 전 아시아대륙으로의 수출 판로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대만의 분유시장은 연 3500억 원 규모로 네슬레, 씨밀락 등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번 남양유업의 본격적인 진출로 글로벌 브랜드와의 진검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남양유업은 작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국내 분유회사로서는 처음 진출하면서 네슬레 등 세계 유수의 분유회사들을 제치고 카자흐스탄 정부기관으로부터 유일하게 품질에 대한 공식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남양유업은 대만에 진출한 이래 낮은 지명도로 인해 수년간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힘겨운 경쟁을 해왔다. 거의 모든 유통채널을 글로벌 브랜드에 장악당한 상태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제품을 마트에 진열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특히 우수한 품질만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강점이자 차별화 포인트였던 만큼 프리미엄 고가전략에 따른 저항으로 초기 시장 진입이 더더욱 어려웠다.이에 대만에 직접 영업사원을 파견해 점포 하나하나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제품의 품질을 설명하는 영업활동을 펴는 한편, 대만의 경우 분유선택이 약사들의 추천에 의해 이뤄진다는 특성을 파악해 각 지역의 약국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등 밑바닥부터 철저히 현지화하는 것을 모든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또한 임신육아교실 등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펼쳐 한국제품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그러한 노력의 결실은 오랜 기간에 걸쳐 교민사회를 중심으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고, 남양분유를 경험한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서구제품보다는 아기의 신체적 특성이 비슷한 한국분유가 더 적합하고 품질 또한 뒤지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남양분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이번 수출 협약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만 시장 공략에 나서 현재 5% 정도인 대만 내 시장 점유율을 향후 2년내 2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특히 남양유업은 품질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만 분유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대만에서 주로 중저가 전략을 고수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전략으로 품질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이번 수출협약 체결은 그간 대만 분유시장에 심혈을 기울여 왔던 것에 대한 결과물로 단순히 특정 물량을 대만에 보내는 차원을 넘어 대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대만 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전 아시아대륙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남양유업은 현재 베트남,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세계 10여개 국에 진출해 한국 분유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지난해 15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2000만 달러를 해외에서 달성 할 것을 목표로 하는 등 해외수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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