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 여섯 발의 총성이 울린 지 벌써 100년이 흘렀다. 지난 2010년 3월 26일은 안중근이 차디찬 뤼순 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그의 의거와 서거 100주년을 맞이해, 안중근의 영웅적인 모습이 아닌 그의 삶과 거사의 의미,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을 되짚어 보기 위해 제작된 연극 ‘나는 너다’. 송일국은 첫 연극 데뷔 작인 이번 작품에서 1인 2역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하얼빈 역에서 6발의 총성을 울린 안중근과 시대의 힘에 굴복해 변절자로 낙인찍힌 그의 아들 안중생 역을 동시에 맡았다. 지난 8월 22일 성공리에 막을 내린 그의 무대에는 성인에서부터 어린아이들까지 그리고 수녀와 스님들 나이와 종교를 초월한 관객들로 꽉 들어차있었다. 그들은 송일국의 연기 하나 하나에 호흡을 같이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내줬다. 관객들이 마음에 우러나와서 박수를 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당시 갓 공연을 마친 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송일국을 만났다. 그는 아시아경제 신문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첫 연극인데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중간에 학생들을 도와서 연극을 했었는데 근데 그게 사실 상업 연극도 아니고 연극을 했다고 말하기 좀 그러네요. 15년 전 어머니가 출강하시는 대학교 학생들을 도와서 출연했는데요. 그것을 연극에 섰다고 말하기 좀....(웃음). 그 것 말고는 사실상 본격적인 연극은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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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너다’는 송일국의 첫 연극 데뷔 작품이기도 하지만 제작과 연출을 동시에 해낸 배우 윤석화의 능력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작과 연출 모두 윤석화 선생님이 하셨죠. 굉장히 감각적이세요. 저는 사실 윤석화 선생님이 연극은 잘하시는데 제작과 연출을 잘 하실 수 있을지 걱정했었어요. 선생님은 연출 감각도 좋으시고 저랑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연극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고, 제가 첫 연극을 정말 잘 선택한 것 같아요.”(웃음) 사실 그는 이번 ‘나는 너다’를 통해 연극 무대에 첫 발을 들여놓은 셈. 첫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컷을 터. 이에 대해 그는 “사실 저는 노련한 배우가 아니다.”고 말하며 브라운관의 송일국보다는 신인 연극배우로서 겸손함 모습을 보였다. “연극은 치고받는 대사보다는 혼자 독백하는 것이 많아요. 또 이번 연극에서 1인 2역을 맡아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것이 저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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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그는 이제껏 ‘애정의 조건’, ‘주몽’, ‘바람의 나라’, ‘로비스트’,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등 드라마를 통해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다. 또한 ‘작업의 정석’ ‘레드아이’ 등 영화에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는다. 새로운 장르로서의 첫 발을 내딛은 그에게 있어 연극은 드라마와 영화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터.“저도 직접 보고 하면서 처음 보람이란 것을 느껴봤어요. 왜냐하면 관객들이 반응이 바로 그 순간 실시간으로 오니깐 일요일날 공연을 하는데 전체 관객들이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쳐주시는데 소름이 돋았어요. 같이 연극을 하던 배해선 같은 경우는 눈물을 흘렸어요. 배해선이 말하길를 자기도 연극하면서 이런 경험은 2번 밖에 경험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어요.” 송일국은 이번 ‘나는 너다’를 통해 1인 2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특히 연극 특유의 독백과 긴 대사량이 눈길을 사로잡았다.“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계속 반복해서 대사를 외우느라고, 공연 들어가기 전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실수 없이 한번에 가야하니 부담이 되요. 외우는 양도 많고, 내가 봐도 나 자신이 대견스러워요. 옛날에 연극보면서 ‘와 저렇게 긴 대사를 어떻게 다 외울까?’ 했는데 내가 직접 무대에 올라 긴 대사를 소화하니 다른 건 몰라도 대사외우는 것은 내가 봐도 신기하고, 대견스럽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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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은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친일파 행동 이해할 수 있다’라는 보도가 나가며 곤욕을 치뤘다. 이에 대해 그는 “제가 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안)중생은 친일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안중근의 아들이냐는 이유만으로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섰기 때문이죠. 협조하면 사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 것이었어요. 그 때 사는 것을 택한 게 중생이었고, 죽음을 택한 게 안중근이었죠. 그래서 그가 영웅이었고, 중생은 그렇지 않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라는 것을 말하려는 의도였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극 캐스팅 제의를 받고 많은 고민을 했던 사실을 밝혔다. “저도 공부하면서 안 것인데 처음에 안중근 의사의 아들이 친일을 했다는 소리에 이 연극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저도 직계는 아니지만 어머님의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셨기에. 또 괜히 제가 나서서 집안에 독립유공자가 9분이나 계신 안중근 의사의 집안인데 내가 나서서 들춰내서 누가 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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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극에서 1인 2역을 맡아 캐릭터에 잘 녹아든 그의 열연은 눈부시다. 관객들은 그와 호흡을 같이하며 뜨거운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여러 명장면도 많지만 그는 죽음을 앞두고 어머니를 찾는 신을 꼽았다.“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것은 어머니에게 죽으러 가도 되겠냐고 묻는 신이에요. 제가 항소를 하지 않고 그대로 형을 받아도 되겠냐고 허락을 받는 신. 그때가 사실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고 말했다. 앞서 연극 ‘나는 너다’의 연출과 제작을 맡은 배우 윤석화를 극찬에 마지않는 그에게 향후 영화나 혹은 드라마, 연극 제작자로 나서볼 생각있는지 질문했다.“(웃음)전혀 없어요.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어요."라고 손사래 쳤다. 또한 그는 차기작에 대한 언급을 했다. “방송 쪽은 작품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다음 작품은 되도록 영화 쪽으로 하고 싶다. 왜냐하면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하면서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회의를 많이 느꼈어요. TV드라마 완성도라는 것이 아무래도 영화보다 못 미치고 굉장히 열정을 가지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게 나와서 실망했던 적이 많아요. 차기작은 꼭 영화 쪽 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최준용 기자 yjchoi01@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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