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5곳을 석권하는 압승을 거뒀다. 반면 6.2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승리를 거둬 정국주도권을 쥐려한 민주당은 3곳 의석만을 확보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재보선이 치러진 전체 8곳의 지역구 중 강원도 원주 1곳이 한나라당 의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성적표다. 서울 은평을과 인천 계양을 등 수도권 2곳에서 승리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충북 충주와 충남 천안을 등 6.2지방선거에서 민심의 외면을 받았던 충청지역마저 석권했다. 아울러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참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하반기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 출마해 이번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던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에서는 내용적으로도 완승을 거뒀다.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복귀로 한나라당의 내부질서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 전 위원장이 여의도로 복귀하면 사분오열된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맡으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7.14 전당대회를 거치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던 안상수 대표 체제 역시 선거압승을 바탕으로 조기 안정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처지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텃밭인 광주 남구, 이광재 강원지사의 지역구였던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과 원주에서만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특히 후보단일화 카드를 통해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에서의 막판 역전승을 노렸지만 이재오, 윤진식이라는 두 거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울러 광주 남구의 경우 오병윤 민주노동당 후보에 거센 추격을 허용하는 등 내용적으로도 좋지 못한 성적표를 올렸다.사실이번 재보선을 둘러싼 환경은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6.2지방선거 이후 약 두 달만에 치러지기 때문에 정권심판론의 정서가 남아있는 데다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등 여권발 악재가 많았다. 특히 통상적으로 재보선이 여권의 무덤으로 평가받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온 것이다. 이때문에 민주당은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정세균 대표 등 현 지도부에 대한 비주류의 공세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공천문제에 대한 이의제기 역시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6.2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이 겪었던 내홍을 그대로 재현할 수도 있다.8월말로 예정된 전당대회 국면에서는 선거 패배의 원인과 책임을 놓고 주류, 비주류간의 치열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자유선진당은 유일하게 후보를 낸 텃밭 충남 천안을에서마저 패배하면서 당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렸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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