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KBS2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극본 정유경·연출 박만영)의 진행이 도를 넘고 있다.지난 25일 전파를 탄 '결혼해주세요'는 과도한 노출신과 불륜 조장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당초 우리 사회의 결혼 문제를 심도 깊게 풀어보겠다는 취지와는 다르게 자극적인 설정만 난무하는 것. 왜 이렇게 된 걸까.과도한 노출에 불륜 조장까지?25일 12부에서는 함께 지방으로 떠난 김태호(이종혁 분)과 윤서영(이태임 분)이 서서히 불륜으로 빠져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윤서영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 모습을 본 김태호가 그의 자태에 빠져버린 것. 게다가 윤서영은 김태호가 유부남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유혹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서영이 수영복을 입은 모습은 일요일 저녁 온가족이 시청하는 시간대임을 감안하지 않고, 화면을 장식(?)했다. 또 정임(김지영 분)이 이들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서영의 대시는 과감했다.뿐만 아니다. 연호(오윤아 분)이 상대방의 능력만 보고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비현실적인 변호사가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의식있는 가족드라마는 어디에?시청자 게시판에 유 모씨는 "불륜을 대중화할 작정인가. 가족들이 모여서 편하게 사는 이야기 보면서 웃고 울고 하는 거 아닌가요. 능력있는 남자와 평범한 여자가 살면서 꼭 저런 불륜이 끼지 않으면 재미를 못 만드나요? 그리고 불륜인 것도 짜증나는데 꼭 저렇게 벗고 가슴을 다 보여주다 시피 해서 같이 보는 사람들끼리 좀 당황하게 해야하는 건지.(중략) 가족드라마가 아니고 막장드라마 에서 보는 거 같은 느낌입니다. 좀 의식 있는 가족드라마를 만들어 주시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제공=KBS]
또 문모 씨는 "작가는 이 드라마에 이 윤서영이란 당혹스러운(?) 캐릭터를 왜 만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 다른 시청자들처럼 이 배역을 맡은 여배우에게도 관심 없고 이 드라마 자체에도 전혀 관심 없음. 순전히 윤서영이란 캐릭터와 관련해서 일어나는 온갖 이벤트를 흥미진진하게 관전하고 있는 중. 겉표면엔 대단한 것 씌워놓고 속내용 후벼파면 별거 없다, 난 완전히 기대하고 있소. 윤서영이란 이 당혹스러운(?) 캐릭터에"라고 비꼬기도 했다.우리 사회의 결혼이라는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할 것으로 기대했던 드라마가 불륜과 노출로 승부수를 드니 비단도 커지고 있는 것. 시청률에 조바심? 차분하게 풀어야이런 가운데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전작 '수상한 삼형제'에 못 미치는 시청률에 조바심을 내는 것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전작 '수상한 삼형제'는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결혼해주세요'는 지난 11일 기록한 21.2%(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전국 기준)가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20% 넘기도 버거운 모습이다. 빨리 시청률을 올리고 싶은 마음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하지만 '결혼해주세요'는 이제 12부가 방송됐을 뿐이다. 자극적인 설정으로 반짝 시청률을 높이려고 하는 것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차분하게 풀어가는 것이 더 좋은 성적을 내는데 좋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한 목소리. 실례로 SBS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는 첫 회 8%로 시작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풀어나간 덕에 마지막회에서는 수목극 2위 자리를 차지하며 성공사례로 남았다. '결혼해주세요' 역시 당장의 시청률에 대한 조바심보다는 기존 취지를 잘 풀어나가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첩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KBS]
고재완 기자 sta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고재완 기자 sta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