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승훈 기자] '무서운 그림3'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세미콜론 펴냄/1만4500원명화 속 숨겨진 진실에 대해 알아보는 '무서운 그림3'가 최근 출간됐다. 전작인 '무서운 그림2'가 선풍적인 인기 덕분인지, 이 책도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됐다. '무서운그림3'에서는 다양한 관점으로 그림 속에 숨겨진 무서움의 실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우아한 미의 여신 비너스의 출생에 얽힌 피와 증오의 살해 사건, 변심한 남자에 대한 원한으로 둘 사이에 낳은 자식을 살해한 메데이아의 복수극, 절세의 미소녀 베아트리체 첸치를 단두대로 보낸 의문의 죄목 등 명화 속 비밀이 밝혀진다. 무서움의 배경이 되는 그림 속 뒷이야기 역시 더욱 풍성해졌다. 프로이트가 분석한 다빈치의 동성애 성향에서 환갑이 넘은 귀머거리 고야가 마음에 새긴 전쟁의 참극까지 신화와 문학, 역사와 화가의 개인사를 넘나들며 즐기는 명화 20점의 대향연이 펼쳐진다.'무서운 그림 3'에서는 같은 주제의 그림을 각각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 나카노 교코의 해석이 돋보인다.'수태고지'라는 주제에 대해 1권에서는 틴토레토의 '수태고지'를 마리아에 초점을 맞추어 풀었다면, 이번 3권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성가족'을 해석하면서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라노스와 사투르누스에서 비너스로 이어지는 신화 역시 전편에서 소개한 내용과 연결되면서도 또 다른 각도에서 다면적으로 다루어 명화의 숨은 이야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의 폭을 한층 넓혔다. 나카노 교코는 "그림이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역사를 알면 그림의 매력이 더욱 커지고, 또 그림이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이 책에서 다루는 명화는 대부분 시대적 사건과 배경, 화가의 개인사 등 역사적 사실과 연결되어 있다. 레니의 '황녀 소피야'에는 17세기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와 황녀 소피야 사이에서 벌어진 치열한 권력 다툼의 흔적이 드러나 있고, 고야의 '마드리드, 1808년 5월 3일'은 나폴레옹 군대가 스페인 점령시 행했던 민간인 학살을 소재로 삼았다. 호가스의 '진 거리'와 게인즈버러의 '앤드루스 부부의 초상'은 주제와 화풍이 전혀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과 관계가 깊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명화에 숨겨진 역사의 이면과 진실, 잔혹한 현실과 시대상의 부조리, 그리고 이것이 불러일으키는 공포를 접하게 된다. 저마다 느끼는 무서움을 그림 속에서 찾아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그림을 읽는 새로운 시각과 방법을 제시하여 누구나 명화를 들여다보고 그 숨겨진 뒷이야기를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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