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3천만원 송도국제학교, 입학 문의 빗발치는 이유는?

[현장인터뷰] 조지 넬슨 인천송도국제학교 총감 '세계 최고 수준의 학교 만들겠다'

송도국제학교 조감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오는 9월 개교하는 인천 송도국제학교가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학교 수준에서 보면 턱없이 등록금이 비싸긴 하지만, 미국 유학보다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미국 내 최고 수준의 명문 학교의 교사들로부터 미국식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다. 미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도 얻을 수 있다.또 최첨단 기자재와 시설 등 2000억원을 투자해 구축된 하드웨어는 국내 어느 학교보다 우수하다. 이쯤되면 학부모라면 누구나 "우리 아이도‥"라는 생각을 가질 법하다. 그렇다면 송도국제학교는 어떤 교육프로그램으로 어떻게 운영될까? 학생들은 어떤 커리큘럼을 배울까? 입학자격은? 이같은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인천 송도국제학교로 향했다. 이날은 마침 송도국제학교의 수장인 리차드 워밍턴 총괄 교장이 자리를 비워 그동안 학교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조지 넬슨 총괄교감(총감)을 만났다.

송도국제학교 조지 넬슨 총감.

넬슨 총감은 2007년부터 송도국제학교 설립을 준비해 온 사람으로 미국령 괌에 위치한 '세인트존스스쿨'의 총괄 교장을 역임하는 등 전세계 각지에서 25년 이상 교육자로서 활동해 온 사람이다. 넬슨 총감은 송도국제학교에 대해 "송도에 개교할 '채드윅 인터네셔널 송도'는 미국의 채드윅 LA보다 오히려 더 낳은 교육 환경과 진보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며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학교다"라고 소개했다. 3년전부터 존 하인즈 미 게일사 CEO와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학교를 송도에 짓겠다는 일념으로 가장 좋은 프로그램을 갖춘 학교를 리서치한 결과 채드윅 스쿨을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다.또 송도국제학교는 선생님이 강단에서 학생들을 내려다보고 진행하는 전통적인 수업방식에서 탈피해 학생 3~4명이 그룹을 이루고 태블릿PC등 각종 첨단 기자재를 통해 한 교실 내에서도 수준별 교육을 진행하는 신개념 교육 방식과 철학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넬슨 총감은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의 교육진도를 훨씬 빠르게 하고 높은 수준의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며 "21세기에 성공하는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도국제학교가 자랑하는 화상강의실.

송도국제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또 단순히 학업성취도만 중요시하는 게 아니라 각 교과목간의 밸런스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수학과 영어 등 교과목의 성취도도 중요하지만 예술, 체육 등의 교육도 강조해 균형잡힌 인재로 키운다는 것이다. 실제 송도국제학교의 모교 격인 채드윅LA는 기존의 체육 외에 어드벤처, 아웃도어 등 학생들의 활동을 별도의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을 정도로 학생들의 전인적 교육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넬슨 총감은 이 대목에서 'W·E·A·C·T'라는 다섯가지 교육 덕목을 제시했다. 'W'는 World View, 즉 세계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 교육시키겠다는 것, 또 'E'는 'Emotional intelegence' 즉 따뜻한 감성을 지닌 지식인으로, A는 'Academy'로 학문적 성취를 가진 학생, C는 'Creativity'로 창의성을 갖춘 학생, T는 'Technology'로 정보통신 등 기술력을 갖춘 학생을 교육하겠다는 것 등을 각각 의미한다. 그는 특히 테크놀로지 부분을 강조했다. 송도국제학교가 세계적 네트워크솔루션업체인 '시스코'와 손잡고 정보통신 기술을 응용한 최첨단 글로벌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넬슨 총감은 자신이 직접 화상 네트워크 교육 기능을 갖춘 모니터 앞에 앉아 시범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그 학생을 비추고, 학교와 학교간, 교사와 학생간, 학생과 학생간의 네트워크 기능 등 최첨단 기능을 갖춘 시스템이었다. 그는 "송도국제학교의 학생은 이런 첨단 교육 기자재를 갖춘 환경에서 매일 수업을 할 수 있다"며 "미국 채드윅에 가서 이런 교육 방식을 얘기하니 그쪽에서도 이런 식으로 교육하고 싶어하더라"라고 자랑했다.

송도국제학교 내 수영장.

"왜 송도를 택했냐"는 질문엔 옆에 있던 제임스 톰슨 채드윅 LA 대외협력부장이 "글로벌을 지향하는 채드윅의 교육 전략과 목표와 송도국제학교의 목표가 일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톰슨 부장은 "채드윅은 미국 교육계에서도 진보적으로 손꼽히는 학교이며, 학생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기를 원한다"며 "전통적 학교와 달리 서바이벌 게임 등 학생들의 활동과 커뮤니티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톰슨 부장은 또 채드윅 스쿨이 키워내는 인재상에 대해 "학업 성취가 높은 것은 기본이며, 타에 모범이 되고 자신감있으며, 자신이 속한 사회나 집단,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인물로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채드윅은 학생들에게 그런 것들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 추천, 조언해줄 뿐이라는 것.또 학생들이 졸업 후 좋은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이고 석박사 과정 등을 통해 평생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키워낸다고. 이쯤에서 이들은 과연 대학 입시가 최우선이고 사교육이 판을 치는 한국 교육의 현실을 알고 있을까 궁금해졌다.이에 대해 넬슨 총감은 "손님 입장에서 이래저래 평가하는 것은 그렇다"면서도 "75년간 성공적으로 교육을 수행해 온 채드윅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한국의 교육 프로그램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특히 그는 "송도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학원에 갈 필요 없이 모든 것을 캠퍼스 내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학원의 프로그램이 학교 교육과 어울릴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아이들의 경우 육체·정신적으로 잘 크기 위해선 하루 수면 시간이 9시간 30분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채드윅LA의 경우 이를 지켜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송도국제학교의 중고등학교 강의실.

또 채드윅 LA에서는 학생들이 26개 클럽에서 스포츠나 아웃도어, 예술, 음악, 영화 등의 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송도국제학교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과연 송도국제학교를 졸업하면 미국의 채드윅LA와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나?이들의 대답은 "매우 그렇다"였다. 오히려 대학 입학에서는 더 나을 것이라는 답변까지 나왔다. 미국의 대학들이 입학을 심사할 때는 국적, 인종 등의 다양성에 큰 배점을 주는데, 채드윅의 교육을 받은 데다 국적이 한국인이라면 장점으로 작용해 입학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송도국제학교가 단순히 채드윅LA의 송도분교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름만 따오는 것이 아니라 채드윅의 교사들이 직접 와서 운영하고 교육하는 학교이며, 교과과정 성적 등도 서로 교류하는 한편 두 학교의 경험을 교환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동반자'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넬슨 총감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이들이 존경심과 공정함, 배려, 책임감을 갖춘 뛰어난 사람으로 교육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송도국제학교에서 배운 아이들은 뛰어난 학업 성적은 기본이며, 리더로써 책임감을 갖고 사회와 직장, 가족에게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인재로 교육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한국 학부모들에겐 "기존의 교육방식과 다른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한다. 한국교육과는 다소 다를 테니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송도국제학교는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을 맡은 NSIC가 개발이익금 2000억원을 들여 지어 인천시에 기부체납했다. 채드윅LA는 학교의 운영 주체다. 오는 7월 12일까지 입학생(내국인 및 이중국적자)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외국인은 수시 입학 가능하다. 일단 유치원생부터 7학년까지 260명만 모집한다. 구체적인 모집 요강과 원서 제출은 인터넷 사이트(www.chadwickinternational.org)에서 할 수 있다. 등록금은 약 2만4000~2만6000달러에 200만원이 추가된다. 서류심사를 거쳐 면접 또는 인터뷰, 필기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문의 032)250-5031~5031.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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