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의 골프기행] '구렁이 휘감은' 일본 퍼시픽블루

퍼시픽블루골프장 17번홀은 설계가 세베 바예스테로스의 첫 글자 'S'를 본 따 구불구불하다.

한국에서는 지척인 일본 골프장으로 떠나 보자. 오이타현 벳푸에 위치한 퍼시픽블루골프장은 예전 BFR골프&리조트의 새이름이다. 18개의 모든 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조건이다. 스페인의 골프영웅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설계해 1991년 오픈한 전장 7085야드, 파72의 코스다. 쿠니사키 반도의 절벽에 자리 잡아 샷을 하고 고개를 들면 세토내해의 푸른 바다가 눈 안에 들어온다.이 코스의 시그니처홀인 17번홀(파3 160야드)은 특히 바예스테로스의 이름 첫 머리글자 'S'(Seve)를 본 딴 해저드가 구렁이처럼 구불구불 꼬이며 그린을 감싸고 돈다. 바예스테로스의 경험과 노하우, 여기에 미적 디자인을 가미한 이름난 홀로서 기억 속에 오래 남는 홀이다.티 샷이 짧아도 워터해저드에 빠지고, 길어도 해저드에 들어간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공을 휩쓸어 좌우 개천으로 끌고 들어가기 일쑤다. 그저 운명에 맡겨 똑바로 공을 날릴 수 밖에 없는 숙명적인 홀이라 하겠다. 필자 역시 이 홀에서 티 샷을 하면서 결과가 궁금한 나머지 너무 일찍 머리를 드는 바람에 공이 물속으로 '퐁당' 소리를 내면서 빠져버리고 말았다. 바예스테로스의 아름다운 작품을 뒤로하고 18홀에서 분풀이를 해보려 했으나 공은 또 오른쪽으로 휘어 연못 쪽으로 날아갔다. 미인을 차지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한국에서 온 방문자를 호락호락 포용해 주지 않는 이 골프장의 거만함에 손을 들었다. 인천에서 오이타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10분, 공항에서 골프장까지의 이동거리도 30분이면 충분하다.글ㆍ사진= 김맹녕(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손은정 기자 ejs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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