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쇠고기·자동차 이견조율..관련주 영향은?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4년마다 광장을 뒤덮는 붉은 물결. 여전히 '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위력을 떨치는 나라에서 일어나는 이해하기 힘든 이 현상은 지난 주말을 정점으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심판의 오심, 골대를 맞춘 박주영의 프리킥, 어이없는 첫골... 우세한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더 많이 남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간 경기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게 스포츠입니다. 온 국민의 시선이 월드컵 전사들이 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쏠린 사이 우리 정부와 미국간에 중요한 결정이 이뤄졌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이양을 2005년12월31일로 당초 계획보다 3년 7개월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양국간 이견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회담 전까지 해소하고, 비준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작권 연기와 FTA 재협상을 '빅딜'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합니다. 실제 전작권 연기가 우리 정부의 요청에 의해 이뤄짐에 따라 자동차, 쇠고기 등 미국측에서 불만이 있는 부분에 대한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월드컵 경기는 아무리 아쉬워도, 설사 심판의 잘못된 판정으로 인한 억울한 패배라도 되돌릴 수 없지만 국가간, 혹은 정부와 국민간의 약속은 다른게 현실입니다. 힘있는 쪽이 원하면 바른 결정이었더라도 뒤집어집니다.이번 전작권 환수 연기에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언제나처럼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찬성쪽이나 반대쪽이나 내세우는 논리 자체가 다르니 끝내 접점을 찾지는 못할 것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정답을 찾기 힘든 일이지만 증시에서는 답이 명쾌합니다. 재협상(정확한 표현은 이견 조율)에서 미국쪽에 힘이 실릴테니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주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입니다.미국산 쇠고기 얘기만 나오면 시세를 내는 한일사료와 대국(옛 이네트)은 이번에도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과 함께 쇠고기 테마에 묶였던 에이티넘인베스트(옛 한미창투)는 쇠고기수입업체 케이알푸드앤시스템을 정리, 테마주에서 이탈했습니다.하지만 이들 테마주들의 움직임은 시세를 내는가 싶다가도 매물 폭탄이 순식간에 쏟아지는 등 손빠른 전업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로서는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관련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하기 전, 미리 사놓지 않고 추격매수 작전으로 나갔다가는 손실을 볼 확률이 높다는 얘기입니다.이번 전작권 환수 연기로 또 하나 관심을 받는 업종은 자동차 주식입니다. 한미간 FTA가 체결될 당시, 미국측은 자동차쪽에 특히 불만이 많았다고 합니다. 자연스레 이견을 조율한다면 미국 업계쪽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증권 전문가들은 그래도 국내 자동차업계에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줄건 다 준 상태여서 FTA 비준이 빨라지는 것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이상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로 미국쪽에 유리한 카드를 준다고 해도 세제혜택 등일텐데 기본적으로 미국 차들이 우리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경쟁력이 없는 게 문제"라며 "오히려 FTA 조기 비준으로 국내업체들에 수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마침 이날은 국내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현대·기아차의 미국 조지아공장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보고서를 쏟아냈습니다. 공장가동률이 초기 공장치고는 매우 높은데다 미국 '빅3(Big 3)'의 몰락으로 딜러들이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차 목표가를 17만원에서 19만원으로 높였습니다. 올해 현대차의 판매대수 전망치를 기존 166만8830대에서 172만1366대로 5.1% 올리고, 환율 전망치 조정을 반영해 올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정치를 36조2902억원과 2조9601억원으로 각각 3.7%와 8.1% 상향조정했습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실적개선 속도가 주가 상승속도보다 더 가파르니 앞으로도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입니다.한국투자증권은 기아차에 대해 미국공장 모멘텀이 강화됐다며 주가 재평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시 목표가는 4만3000원입니다. 전날 기아차 종가는 3만2400원입니다. 미국 현지 방문 결과, 쏘렌토R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합니다. 쏘렌토R은 5월까지 4만1413대가 판매됐는데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 2004년 5만2878대였음을 감안하면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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