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2010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 박지성[사진=SBS]
기대하지 않은 아르헨티나전 패배와 4실점의 아쉬움 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B조 본선 두 번째 경기. 대표팀은 승리보다 최소실점을 목표로 삼았다. 월드컵 개막 전 치른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0-1로 지며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명성 그 이상이었다. 대표팀은 초반부터 수비 체제로 아르헨티나를 맞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공격진의 화력은 막강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앙헬 디 마리아(벤피카),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활약에 한국 수비는 시종일관 쩔쩔 맸다. 주요 고비마다 실책으로 흔들렸고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공격진마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며 추격의 찬물을 끼얹었다. 주도권은 완전히 빼앗겼다. 짧고 빠른 패스로 한국 공간을 넘나드는 리오넬 메시를 막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메시는 촘촘한 수비가 앞을 막으면 다른 공격 활로를 찾아다녔다. 그 과정은 차분하고 여유로웠다. 빼어난 개인기를 앞세워 문전을 쇄도했다. 짧은 패스만으로도 한국 수비진은 순식간에 무너졌다.협력 수비가 필요했지만 선수들은 급급했다. 파울도 자주 범했다. 벨기에 출신 데 블리케레 주심은 엄격했다. 조금만 반칙이 나와도 휘슬을 불었다. 가장 파울을 많이 범한 공간은 오범석이 담당하는 포백라인의 오른쪽.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는 수비진 사이 공간이 점점 넓어졌다. 당초 막강한 아르헨티나 공격진을 막기 위해 들고 나온 해법을 스스로 잃어버리고 있었던 셈. 아르헨티나는 약점을 놓치지 않고 4골을 몰아넣었다.박주영이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나이지리아전에서 후반 4분 프리킥 골을 터뜨리고 있다.
승리 놓쳤지만 화룡점정 찍은 나이지리아전 23일 남아공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B조 본선 세 번째 경기. 경기 전 허 감독은 나이지리아의 약한 수비를 주목했다. 주전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알라니야)는 그리스와의 두 번째 경기 퇴장으로 출전이 불가능했다. 이날 후반 10분에는 주전 수비수 타예 타이워가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당초 수비가 약하다고 평가됐던 나이지리아였기에 한국으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었다. 한국은 초반부터 거세게 나이지리아를 몰아붙였다. 특히 나이지리아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골을 노렸다. 그러나 공격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전반 11분 나이지리아 공격수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그리스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였다. 이정수는 왼쪽에서 올린 기성용의 프리킥을 문전으로 쇄도해 발에 맞히며 골로 연결시켰다. 주도권을 쥔 한국은 다시 측면과 중원을 번갈아 공략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3분 박주영의 프리킥이 골망을 흔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월드컵 데뷔 첫 골.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자책골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버린 골이었다.한국은 김남일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해 상대에 한 골을 허용했다. 2-2 무승부. 허 감독은 노렸던 승리를 놓쳤지만 무승부를 거두며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