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남아공월드컵 1라운드에서 선수들의 최대 공공의 적은 바로 공인구 자블라니와 응원도구 부부젤라였다. 월드컵 본선에 오른 각국 대표 선수들은 자블라니와 부부젤라의 예상치 못한 태클(?)에 힘겨운 1라운드 경기를 치러야 했다.아디다스가 제작한 자블라니는 남아공 공용어인 줄루어로 '축하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자블라니는 '축하'는 커녕 요리조리 튀는 '얌체공'같은 존재였다. 8조각으로 만들어진 자블라니는 오각형 12조각, 육각형 20조각 등으로 만들어진 종전의 축구공과 달리 완벽한 구형에 가깝다. 아디다스는 자블라니를 발표하면서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이 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면이 특수 처리돼 마찰성이 적고 공기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골키퍼들이 반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었다.하지만 애를 먹는 건 골키퍼 뿐이 아니었다. 자블라니의 높은 반발력은 필드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잦은 패스미스를 범하게 했다. 동료들에게 건네는 롱패스는 그라운드에 닿는 순간 크게 튀어 오르며 패스 실책으로 연결됐고 상대 수비라인 뒤쪽으로 빠르게 전달하는 침투패스는 잔디에 닿으면서 속도가 빨라져 동료 공격수에 미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띄었다. 또 감아차기에 능한 많은 스타플레이어들 역시 회전이 먹히지 않아 번번이 슛 조준에 실패하고 말았다. 골키퍼들은 바로 앞에서 크게 튀어오르거나 방향이 갑자기 휘어지는 자블라니를 잡지 못해 어이없는 실점을 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또 남아공 전통 악기인 부부젤라 역시 선수들에겐 예상치 못한 적이었다. 지난 11일 남아공-멕시코의 개막전은 마치 수천마리의 코끼리가 울부짖는 듯한 부부젤라 소리로 전세계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130데시벨(db)에 달하는 시끄러운 소리로 선수들은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불만을 표시했으며 중계 방송사들도 시청자들의 항의에 시달려왔다. 결국 영국 BBC는 부부젤라 소리를 삭제한 채 TV중계 방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부부젤라 금지 사이트가 생겨나고 월드컵조직위에 부부젤라 금지 청원을 내는 등 부부젤라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직위는 “부부젤라 사용을 금지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1라운드에서 자블라니와 부부젤라에 호되게 당한 각국 선수들이 2라운드부터 이들 변수를 뛰어넘어 보다 활기찬 경기를 펼칠 지 궁금하다.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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