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장세 지속될 듯..기관 매수세 제한적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황소와 곰이 널뛰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미 증시는 하루는 곰이, 하루는 황소가 장 막판 등장하며 어지러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황소와 곰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지수가 많이 빠지면 황소가 지금이 기회라는 듯 깜짝 등장하고, 지수가 올랐다 싶으면 '유럽 리스크'라는 케케묵은 짐을 짊어지고 있는 곰이 어디선가 나타난다. 시장내 뚜렷한 악재도, 뚜렷한 호재도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차익 매물이 출회되기도 하는 것이다. 시장내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셈이다. 클락 캐피털 매니지먼트 그룹의 CEO인 해리 클락은 "큰 변동성을 계속해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움직임은 여름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발 악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추가로 악화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유럽발 악재로 인해 일부 경제지표가 소폭의 영향을 받으면서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니 크게 하락하지도, 크게 오르지도 못하는 장세가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다우 1만선, S&P500지수 1040선에서 하방경직성이 확인됐고, 윗쪽으로는 200일선과 20일선, 120일선과 90일선, 60일선이 차례로 놓여있어 만만치 않은 저항력을 형성하는 만큼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증시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증시 역시 뚜렷한 모멘텀이나 이벤트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해외증시 영향력에 좌우되는 경향이 짙어졌다. 문제는 그동안 국내증시가 여타 글로벌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해왔다는 점.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증시는 지난 4월 고점에서 10~18% 하락했는데 국내증시 하락률은 12%로 독일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5월 저점에서의 반등 비율은 2~36%였는데, 코스피가 36%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증시가 천안함 사태 등 내부적인 이슈에도 불구하고 차별적인 강세현상을 보여온 만큼 글로벌 증시와 키 맞추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수급적으로 보더라도 긍정적인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외국인이 때때로 매수 우위에 나서며 지독한 매도공세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일관성이 없는데다, 전반적으로 거래규모가 크게 줄어든 상태인 만큼 방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기관 역시 추가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자금흐름을 지수대별로 정리해본 결과 1630선 이후 가격대에서 펀드 유입속도 감소가 눈에 띄었고, 1650~1660선을 기점으로 유출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국내증시가 반등에 나설수록 기관의 매수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증시는 지난 25일 남유럽 위기와 북한발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1530선대까지 후퇴, 1550선을 간신히 회복한 채 거래를 마감한 바 있다. 유럽 재정위기나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재차 1550선을 붕괴할 가능성은 낮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이 주요 기준으로 제시한 1165원과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고, 유로화는 전저점 붕괴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보다 뚜렷한 환경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수 역시 이렇다 할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보인다. 국내증시가 여타 글로벌 증시에 비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국내증시 역시 글로벌 증시와 함께 큰 그네에 올라타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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