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전략]조정은 불가피한 상황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전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4.12p(2.6%) 하락한 1651.51p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주말 유럽 국가들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확산되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가 크게 하락했고 이에 월요일 외국인들은 장 초반부터 막판까지 7639억원 규모의 공격적인 매도세를 나타냈다. 개인이 7634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하락을 누그러뜨리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18일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발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에서 다양한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치유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외국인의 수급에 영향을 미쳐 올해 초에 그들이 보여줬던 폭발적인 매수세가 다시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아직 10배 미만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위주 기업들의 이익 확장이 지속되고 있어 외국인의 과도한 매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일정 기간 조정은 거치겠지만 추가적인 지수의 급락 가능성은 낮을 것이며 펀더멘털이 살아있는 IT 자동차 위주의 주도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단기적으로 대외 악재에 대한 부담이 높아, 할인률(변동성) 상승(확대)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또한 국내 증시의 이익증가율(MSCI 12개월 예상EPS증가율)과 할인율(위에서 언급한 CAPM을 이용해 추정) 갭이 재차 하락 반전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증시의 중기적인 상승추세 복귀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국내 증시의 이익 확대가 지속되고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MSCI 전세계지수 대비 국내 12개월 예상EPS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또한 전일 KOSPI를 기준으로, 현재 12개월 예상PER은 9.1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해결국면 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결론적으로 국내 증시는 할인율이 높아지고 있어, 변동성 확대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중기적인 상승추세 복귀에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익 확장이 지속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PER 수준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해결국면 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가격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된다.◆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10배 미만을 유지하고 있는 KOSPI 밸류에이션이나 연간 5%대 성장이 기대되는 우리나라의 차별적인 경제 펀더멘탈은 분명 매력적이고, 재차 고조된 위기감이 출구전략의 집행 시기를 미룰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자라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스탠스도 과도한 매도 일변도로만 진행되기는 어려워보인다.아울러 경기선을 하향 이탈한 KOSPI의 기술적 지지력은 전일 종가수준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기점으로 설정할 수 있어 보인다. 비록 악재에 민간해진 심리적 부담감이 높지만, 본질적으로 유럽발 악재는 공멸이 아닌 해결을 위한 수순에서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의 유럽발 혼란이 새로운 위기의 심화가 아닌 기존 불안심리의 연장이라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도 올해 2월과 5월 초반에 공통적으로 지지력을 보여줬던 기술적 영역에서의 지지력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할 수 있겠다.◆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이번 글로벌 경기둔화는 경기과열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착륙의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PS의 하향 조정폭도 과거 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연착륙하고, 구조적인 이익성장기에 진입한 한국 EPS 추정치도 연착륙에 성공할 것인지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KOSPI가 유럽 재정위기로 선제적으로 조정을 보였다는 점에서, 경기 모멘텀이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조정의 패턴은 심각한 가격 조정 보다는 기간 조정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또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은 이번 조정을 계기로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온 주도주가 바뀔 것인가이다. 시장이 자동차, IT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쏠림 현상과 주가의 절대 레벨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주도주의 변화 가능성을 5-Forces Analysis를 통해서 재점검해 보았다. 자동차와 IT의 밸류에이션이 비싼 편이 아니라는 점에서 산업 내 수익성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조정 이후에도 재차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한국 자동차, IT 산업의 특징은 ▲기존 기업간 경쟁 ▲진입 기업의 위험 ▲구매자의 교섭력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장기간 지속된 산업 경기침체에서 살아남아 경쟁력을 키운 기업이 수요 증가로 본격적인 이익 회수기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이번 유럽 발 재정위기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후발 주자와 경쟁 격차를 더욱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와 IT의 수익성 구도는 크게 변화될 조짐이 없고, 주식시장 내 주도주로써 지위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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