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萬想] 일본인들 막걸리에 필 꽂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 2월 2일 저녁 7시경 일본 도쿄의 최대 번화가인 신주쿠의 한 빌딩. 우리나라 전통주인 막걸리 시음행사장에 40여명의 일본인 애주가들이 모였습니다. 보통 시음회는 업체가 소비자들을 초청해 진행합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자비를 들여 찾아온 자발적 참가자들로 채워졌습니다. 행사 주최자 역시 국내 업체가 아닌 일본인이었습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핫타 야스시 씨는 일본내에서는 이미 한국 막걸리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야스시 씨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려는 사람이 많아 부득이 인원을 제한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최근 들어 일본에서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날 시음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이미 한국에서 막걸리를 마셔 봤거나 구매해 본 경험자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인들이 한국의 막걸리에 '필(feel)'이 꽂힌 셈이지요.또 4000엔(약 5만원)의 회비를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음은 물론, 마치 와인 테이스팅을 하듯 막걸리를 시음하며 맛과 디자인에 대해 꼼꼼히 평가했습니다.이처럼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의 막걸리가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국내 업체들도 이 같은 막걸리 붐에 편승해 일본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하면서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사케 소믈리에(기키사케시)'로 활동하고 있는 임은영 씨는 "막걸리 열풍에 대해 말하지만 아직 일본 주류시장에서는 미미한 존재"라며 "현재도 일본 현지인들로부터 한국산 막걸리 제품의 하자에 대한 불만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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