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하 전 대통령 기록물’ 대통령기록관에

사저 내 문서·사진류 194상자, 선물·유품류 660점 등 5톤 트럭 5대 분량

최규하 대통령이 집에서 53년간 쓴 선풍기.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최규하 전 대통령의 기록물들이 대통령기록관으로 넘어가 영구 보관된다.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3일 최규하 전 대통령이 서울 서교동 집에 보관해오던 문서?사진류, 생전에 쓰던 유품 등 기록물들을 수집·관리키로 했다고 발표했다.사저 내 문서?사진류, 선물?유품류 등 5톤 트럭 5대 분량이다.최 대통령 사저 내 기록물은 지난해 유족인 장남 최윤홍씨가 대통령기록관에 위탁의 뜻을 밝힌데 따른 것이다.

서재 안 서가. 가운데 칸 아래쪽에 최 대통령의 사진액자가 놓여 있다.

대통령기록관이 유족들과 협의, 올 1~4월 사저 내 유품정리 등 기록화작업과 3번에 걸친 이송작업을 했다.모아진 기록물은 ▲문서?사진류 194상자 ▲선물?유품류 660점 ▲가구?집기류 25점 등이다. 대부분 고인이 1973년부터 2006년 서거 때까지 살아온 집에 원형 그대로 보존돼있던 것들이다.보관돼온 전직대통령 기록물 일체가 유족의 자발적 뜻으로 국가기관에 온전히 수집된 경우는 유래가 없는 일로 역사적·상징적 의미가 크다.

책상서랍 속 꼼꼼히 모아놓은 동전과 친필 메모.

문서?사진류의 경우 공직재임기인 1946~1988년 외무부 장?차관, 국무총리, 대통령 및 국정자문회의 의장시절 기록물들이다. 문서, 앨범, 서한, 연설문, 일지, 메모, 스크랩, 책자 등이 망라돼 정리 중이다.주요 사건?정책관련문서나 사진, 선물 등 관련 자료는 최 대통령이 행정봉투에 일일이 사안별로 담아 표시를 해놔 기록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인의 유품은 특히 눈길을 끈다. 그가 ▲공식행사 때 입었던 연미복과 개인 옷 ▲30년 넘은 응접실의 소파와 탁자 ▲스크랩하던 앉은뱅이책상 ▲철 지난 달력을 잘라 만든 메모지가 있는 책상과 의자 등이다.부인 홍기 여사가 쓰던 자개농, 퇴임 뒤 사저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생활소품으로 대통령부부의 검소함과 소박한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공직재임 중 외국을 방문하거나 우리나라에 온 각국 정상과 주요 인사들로부터 받은 다양한 기념품, 기념패, 액자 등의 선물을 통해 그 때 외교선물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앉은 뱅이 책상 위에 놓인 달력 메모지. 평소 얼마나 절약하는 생활을 실천했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다.

김선진 대통령기록관장은 “수집된 기록물은 1960~80년대 우리나라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중요 기록물로 ‘최규하 컬렉션’으로 정리?보존해 후대의 기록유산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김 관장은 “오는 12월 서울시가 원형복원한 뒤 개방할 서울 서교동 사저에 일부 유품을 전시하고 유족과 협의해 대통령기록관홈페이지나 온?오프라인 전시, 목록집, 도록집으로 공개해 국민들이 대통령기록문화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왕성상 기자 wss404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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