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화학, '매도는 아직, 매수는 글쎄'

연일 사상최고치 상승세 좀 더 이어질 듯..매수에는 부담 너무 커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삼성전기와 LG화학의 기세가 대단하다. 이들은 지난 3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에 돌입하더니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 3월2일 10만20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해 지난 29일 14만45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단 두달만에 41%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LG화학 역시 3월2일 21만6000원에서 시작한 주가가 4월29일에는 29만4500원까지 치솟아 두달만에 36%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이 7%대에 그쳤음을 감안한다면 이들 주가의 강세 행진은 그야말로 입이 벌어지는 수준이다. 삼성전기와 LG화학의 이같은 강세 흐름에 투자자들은 또 하나의 고민을 안게 됐다. 이들을 보유하지 못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잘 달리는 말에 지금이라도 올라타는게 좋을지 고민이고, 이미 이들 종목을 보유해 상당 수준의 이익을 거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지금이 팔 시점인지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두 종목의 주가가 단기급등하면서 부담이 커진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먼저 삼성전기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LED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삼성전기의 수익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LED인데, 최근 LED TV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삼성전기의 실적 역시 개선 추세에 놓였다는 것이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ED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업체가 많지 않다보니 LED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소수 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수급구조를 개선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기의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LED와 함께 삼성전기의 수익 50% 이상을 차지하는 분야가 MLCC인데, 여기서도 수요가 점차 개선되는 추세"라며 "LED와 MLCC의 수익이 강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2~3분기에도 실적개선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주가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 모멘텀이 재부각되고 있다"며 "단기급등한 것은 분명하지만, 2분기 실적발표까지는 추세를 무너뜨릴만한 빌미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나 LG화학 모두 추세를 이어갈 만한 모멘텀이 뚜렷한 만큼 매도에 나설만한 시점은 아니라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수에 나설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들 모두 빠르게 상승해온 만큼 언제든지 기간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데다, 이미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나 LG화학 모두 이격도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인 만큼 과열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이동평균선이 강한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추세를 바꿀만한 시그널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만큼 지금 수준이 단기 고점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격도란 이동평균선에서 주가가 얼마나 떨어져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삼성전기와 LG화학은 모두 120을 소폭 웃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격도가 110을 넘어서면 과열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이들 주가 역시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에 진입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추세에 변화가 발생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10일선을 이탈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하지만 두 종목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이평선의 상승 각도 역시 꽤 가파른 만큼 추세가 좀 더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는게 정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미 변동성 확대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매수에 나서기에는 리스크가 상당하다. 정 애널리스트는 "LG화학의 경우 지난 28일 5.7% 강세를 보인 후 29일에는 3.5% 급락했고, 30일 오전 한 때 2% 다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고점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국면인 만큼 섣불리 매수에 나설 수 없는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4.51포인트(0.84%) 오른 1742.93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일대비 1000원(0.73%) 오른 13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LG화학은 500원(0.18%) 오른 27만8000원에 거래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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