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냐 뉴욕이냐 그것이 문제

뉴욕 상승세 지속될지 확신 어려워..조정에 무게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유럽증시와 뉴욕증시가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0.86%의 하락세를 보였고, 독일 DAX30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는 각각 0.81%, 1.20%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일제히 1% 안팎의 약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뉴욕증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밤에는 3월 동일 소매점포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발표된 점을 호재로 삼으며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뉴욕과 유럽증시가 서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는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일단 9일에는 장중 1% 안팎의 약세를 보이면서 전날 글로벌 증시 하락 속에서 유일하게 상승했던 데 따른 부담감을 해소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유럽증시의 흐름을 따라갈 것인지, 뉴욕증시의 흐름을 따라갈 것인지 하는 부분이다. 현재로서는 당분간 유럽과 마찬가지로 조정 흐름을 보인다는데 좀 더 무게가 실린다. 그도 그럴 것이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상승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고, 오히려 고점을 낮춰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다우지수는 지난 5일 1만988.06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한 후 6일(1만987.38)과 7일(1만962.66)에 이어 8일(1만949.36)까지 고점을 연일 낮춰가고 있다.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지난 밤 뉴욕증시를 이끈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 3월 동일 소매점포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발표되면서 증시를 이끄는 주역이 됐지만, 본격적인 소비 개선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는 14일 본고사 격인 소매판매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여기저기서 제기되는 모습이다. 다음주 13일(현지시각) 인텔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어닝시즌도 앞두고 있는 등 뉴욕증시가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뉴욕의 상승세를 무작정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결국 유럽증시가 조정을 맞이하고 있고 뉴욕증시 역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다음주 각종 이벤트를 확인해야 하는 등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국내증시 역시 조정 쪽에 무게가 실리게 되는 셈이다. 국내증시의 경우 외국인의 매수 강도에 의해 시장 방향성이 좌우되고, 외국인의 매수세는 글로벌 증시의 흐름에 연동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외국인은 21거래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고, 선물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매물을 쏟아내면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전날 유럽증시를 조정으로 이끌었던 그리스 재정지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내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공격적인 외국인 매수는 기존의 미국계 자금에다 유럽계 자금이 가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4월 들어 그리스 문제가 재차 불거지면서 유럽계 자금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유럽계 자금의 경우 1~2월 그리스 위기시 자금이 빠져나간 후 재정위기가 안정화되면서 3월 다시 복구된 것으로 추정됐는데, 재정위기가 재차 부각될 경우 다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여기에 미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계 자금 유입도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증시가 글로벌 증시의 흐름과 외국인의 매매 동향 등 철저히 외부 변수에 의해 움직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유럽증시의 횡보세와 외국인의 매수 둔화 가능성은 국내증시에는 무시할 수 없는 약점이 된다. 정명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증시는 유럽증시보다는 미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강한 만큼 중요한 것은 미 증시가 추가 모멘텀을 찾을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다음주 중반 미국의 소매판매 발표 이전까지는 당분간 기간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3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2.56포인트(-1.30%) 내린 1711.22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27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0억원, 1800억원의 매도세를 기록중이다. 프로그램 매물은 2100억원 가량 출회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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