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돌연 사임..왜?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대북관광사업 중단으로 인한 심리적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대표이사직을 내놓았다.조 사장은 18일 오전 8시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오는 24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마무리 짓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아산 사장으로서 그동안 대북관광재개와 사업정상화에 매진해왔지만 결국 매듭짓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특히 조 사장은 "관광중단이 장기화되면서 70%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어떻게 해서든 그 분들이 다시 회사에 나와 일할 수 있도록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는데, 끝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여러분 곁을 떠나게 되어 죄송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하며 그동안의 느껴왔던 심적 부담감을 시사했다.조 사장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배경에는 이메일을 통해서도 밝혔듯 1년 8개월째 대북관광사업이 중단되면서 회사가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된 데 대한 책임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영인으로서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게 되면서 무력감과 허탈함을 느꼈을 수 밖에 없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광재개의 단초를 마련했고 조 사장도 대북관광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안팎으로 뛰었다. 또 지난달 창립 11주년 기념식 이후에는 임직원 20여명과 함께 창우동 선영을 찾아 대북관광사업 재개를 위한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 사장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 실무회담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대북관광사업이 안갯속으로 들어갔다.조 사장은 이메일에서도 끝까지 "저는 여러분과 한 배를 탔다고 생각 한다"면서 "비록 가혹하리만큼 커다란 시련에 처해 있지만 지금의 고난은 미래의 큰 축복을 향한 통로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메시지를 전달했다.조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 소식에 현대아산은 물론 현대그룹 역시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출근하자마자 조 사장의 이메일을 받아 본 현대아산 직원들은 심란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현대그룹도 회의에 들어갔다. 오는 24일 주총에서 후임을 선임할 수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다. 주총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당분간 공석으로 남겨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편 조 사장은 통일원 교류협력국장, 대통령비서실 통일비서관, 남북회담사무국 상근 회담대표 등을 거쳐 2003년 제14대 통일부 차관을 지냈으며 2008년 8월 현대아산 대표이사에 선임됐다.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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