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마케팅 차단' 기준 마련에 부심...기업들 '마케팅 활동 위축 우려'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6월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간 '서울광장 쟁탈전'이 물밑에서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거리 응원에 나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속내다. 하지만 과열경쟁을 우려한 서울시가 제동을 걸 태세여서 광장사용을 놓고 잡음이 우려되고 있다.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는 6월11일~7월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 기간 중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서울광장 응원도 당연히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월 '남아공 월드컵 사이트'를 개설한 데 이어 '남아공 월드컵 D-100'이었던 지난 3일에는 대한민국 응원 출정식을 갖는 등 월드컵 마케팅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 현대차가 특히 서울광장에 비중을 두는 것은 '거리응원의 메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현대차는 응원 행사장 주변에 월드컵 공식 엠블럼과 로고, 마스코트를 활용한 다양한 현수막과 응원도구, 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공식후원사로서의 잇점을 십분 살린다면 서울광장 응원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서울광장에 입성해야 한다는 현대차의 주장에 대해 SK텔레콤은 '노하우'로 맞서고 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월드컵 하면 길거리 응원을 빼놓을 수 없으며, 서울 광장은 길거리 응원의 상징적인 곳"이라면서 "광장 사용과 관련해 서울시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기간 길거리 응원을 주도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장점으로 꼽고 있다. 이미 두 차례 길거리 응원을 축제의 장으로 이끈 주역으로서, 올해도 서울광장 응원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서울광장 쟁탈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지만 서울시는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반적인 집회와 관련해서는 오는 6월까지 소음과 시설물 설치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할 계획"이라면서 "월드컵 응원을 이 기준에 적용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는 길거리 응원을 통한 기업의 마케팅만큼은 철저히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길거리 응원을 통해 마케팅 효과가 부각되면서 광장 쟁탈전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면서 "잡음이 생길 것을 우려해 마케팅 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A사가 길거리 응원을 할 때 A사와 관련된 사명이나 로고 등이 전혀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홍보 담당자는 "응원 주최가 A사인지도 모르도록 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서울시의 기준이 기업 마케팅을 위축시킬 수도 있는 만큼 공익성을 담보하면서도 기업 활동을 유인하는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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