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명차 'AC 코브라'의 부활

독일인들이 재창조한 AC MkVI...부유층에게 어울리는 장난감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콜벳의 엔진과 포르쉐의 브레이크를 활용해 독일인이 만든 'AC 코브라'라는 아이템이 며칠 전 먹은 아침밥을 게워내게 할 만큼 역겨운 것이라면, 지금 바로 이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늘 AC 코브라 - 제대로 된 AC 코브라 -를 꿈꿔왔지만 몰기에 조금은 거칠다고 생각해 왔다면, 새 AC MkVI는 당신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다.9만 파운드(약 1억8천만원) 안팎인 값이 싼 것은 아니지만, 구입할 수 있는 차들 가운데 보닛 아래에 432마력의 힘을 내는 6.2L V8 엔진을 얹고 정품 AC 엠블럼을 단 것은 이 차뿐이다. 이 차와 함께 얻을 수 있는 것은 확실한 영국적 전통과 어우러진 독일 특유의 조립완성도, 그리고 다른 모든 단점들을 덮어버릴 수 있는 22세기적인 성능을 들 수 있다.독일 하이다(Heyda)의 걸윙 주식회사(Gullwing GmbH)가 AC 카즈의 허가를 받아 생산하는 MkVI는 구세대 스타일링의 가치와 신세대 주행특성을 정말 재미있게 결합시켰다. 비좁은 크기와 팔꿈치를 차체 밖으로 내놓아야 하는 운전 자세를 포함해, 실내는 거의 48년 전에 캐롤 셸비가 경주에 출전할 차를 만들어달라고 AC 카즈를 설득할 때와 거의 똑같다. 분위기마저도 고전적인데, 이는 자극적인 가죽 내장재와 뜨거운 배기가스가 어지럽게 뒤섞인 덕분이다.시동키를 돌려 콜벳 엔진이 살아 움직이면, 1968년의 빅 블록 포드 엔진 같은 소리가 들린다. 이런 것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오른발을 까딱이는 것만으로 이 차가 정신을 잃게 할 만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게 하지 않는다.엔진은 두 종류다. 432마력짜리 자연흡기 버전이 있고, 콜벳 ZR1에 쓰이는 640마력짜리 슈퍼차저 버전이 있다. 432마력 버전에서조차 무게 1,025kg인 이 차는 질려버릴 만큼 빠르다. 드로틀 반응은 2,000rpm 너머로 매서우리만치 강렬하고, 4,000rpm을 넘어서면 가속은 불편한 경계선에 다다른다. 우리가 즉석에서 콜벳 ZR1과 마련한 드래그 경주에서 이 차는 시속 160km까지 콜벳을 가볍게 날려버렸다. 그러면서도 승차감과 핸들링, 정지와 조향은 모두 제대로 이루어진다.내가 만약 부자였다면, 이 차를 차고에 기꺼이 가져다 놓고 싶다. 페라리 F40과 E30 BMW M3과 나란히 말이다. 이 차는 그런 성격의 차다.
기사 제공 : 월간 오토카코리아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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