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박성중 서초구청장
이날 브라질로 보낸 도서는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도서 96권과 구청에서 구입한 신간 86권을 포함해 총 182권. '이기는 정주영, 지지 않는 이병철'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정조의 비밀편지' '제중원' '절에서 만나는 우리문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중고생이 꼭 읽어야할 한국단편 베스트' '호랑이와 고양이는…' 등 보내는 책의 종류도 다양하다.서초구 김영기 문화행정과장은 “주로 유명서점의 베스트·스테디셀러 목록이나 북마스터가 추천해주는 책 중에서 골랐는데 한국역사나 문화를 소개하는 책도 빼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타국에서 모국어를 접하기 어려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보내는 책의 40~50% 정도를 어린이·청소년 도서로 채웠다고 덧붙였다.이번 '설날 책 선물'은 서초구의 브라질 해외동포 도서 보내기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서초구는 한글로 된 서적과 자료가 없어 모국어를 점점 잊어가는 해외교포들을 위해 지난 1999년부터 브라질 상파울루 작은 예수회가 운영하는 도서관에 우리글로 된 도서를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브라질 해외동포 도서 보내기사업은 지난 1999년 7월 브라질 상파울루 작은 예수회 소속 수녀 한 명이 브라질 동포들이 모국어를 잊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교민들에게 한국어로 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서초구에 도서지원을 요청하는 팩스 한 장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당시 각동 주민센터에 ‘책사랑방’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이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힘 쏟고 있던 서초구는 이를 적극 수락, 지역주민 직원, 지역내 기관과 기업을 통해 대대적인 책보내기 운동을 전개, 약 6만6000여권의 도서를 브라질로 발송했다.상파울루에서는 서초구가 보내온 책으로 지난 2001년 도서관을 건립했고 고국을 떠난 지 수십년 된 어르신부터 교포 2, 3세에 이르기까지 상파울루와 다른 지역 교민 7000여명이 현재 이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명실상부 브라질에서 가장 큰 한인도서관으로 자리 잡았다.브라질로의 대량 도서발송 이후에도 서초구는 브라질동포들이 지속적으로 한글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2001년 5월부터 아동·청소년 도서, 역사서 시집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신간도서를 3~4개월에 한번씩 연간 700여권 가량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다.서초구청의 온정에 보답하기 위해 브라질 동포들은 감사의 마음을 브라질 토속돌에 담아 감사패로 제작해 지난해 7월 박성중 서초구청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얼마 남지 않은 설 명절 동안 서초구가 보낸 책을 통해 교민들이 고국의 정을 느끼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었으면 한다” 면서 “특히 교포 2, 3세들이 부모세대 문화를 이해하고 민족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브라질 뿐 아니라 한글도서를 필요로 하는 해외동포에 대해 일회성 온정이 아닌 지속적인 책 보내기 운동을 통해 한글사랑과 조국에 대한 긍지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