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살 빼는 약 '리덕틸'이 유럽에서 판매 금지됐다. 국내에서도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인 약인만큼, 소비자들의 혼돈이 불가피하다. 식약청은 내일(26일) 리덕틸 및 같은 성분의 복제약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로 볼 때 미국FDA 결정에 준할 것으로 보인다. FDA는 '퇴출'이 아닌 '경고강화'를 결정했다. <B>◆리덕틸, 무엇이 문제 길래</B>유럽의약품청(EMEA)은 리덕틸(이하 성분명 시부트라민)의 심혈관계 질병 유발 위험이, 비만 치료라는 이익을 상회한다고 판단했다. 판매사인 애보트(Abbott)가 진행한 스카우트(SCOUT) 연구의 중간결과에 따른 것이다. 시부트라민을 먹은 비만환자는 가짜약을 먹은 경우에 비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14% 증가했다(11.4%대 10%). 당뇨까지 있는 환자에서는 13.9%대 11.9%로 상대적 위험이 18%에 달했다. 얼핏 보면 작은 차이로 보이지만 이것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차이이며, 이로 인해 시부트라민이 심혈관계 질환 위험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고 FDA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계 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당뇨 등 위험인자를 지닌 고위험군 비만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 <B>◆고위험군만 중단 아니라 아예 '시장퇴출'인 이유는?</B>스카우트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처럼 심혈관계 고위험 환자들은 워낙에 이 약의 금지 대상이었다. 때문에 이런 내용의 경고를 강화하면 될 일로 보인다. 이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미FDA와 호주TGA의 결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EMEA의 결론은 달랐다. EMEA는 "(고위험군이든 아니든) 비만인 사람들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으며, 시부트라민으로 인한 위험 증가는 일반적인 비만 환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시부트라민이 보여준 실망스런 효과였다. EMEA는 "가짜약에 비해 평균 2-4kg 추가 감량에 불과한 효과 그리고 약을 중단하면 체중감소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시부트라민의 이익은 그 위험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 유럽연합 내 모든 국가에서 시행될 판매중지는 애보트 측이 결정을 뒤집을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할 때까지 유효하다. <B>◆시부트라민을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B>FDA가 발표한 '시부트라민 금지' 환자들은 다음과 같다. 3월 발표될 스카우트의 최종 결과 및 FDA 판단 때까지 이 기준은 국내에서도 그대로 통용될 것으로 보인다. ▶관상동맥 질환(심근경색, 협심증 등)▶뇌졸중 혹은 일과성 허혈발작(TIA, 뇌졸중 전초 증상)▶부정맥▶울혈성 심부전▶말초혈관질환▶조절 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145/90mmHg 이상)위 기준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사람은 시부트라민을 복용하면 안 된다. 시부트라민은 국내에서 리덕틸, 슬리머, 엔비유, 실크라민, 리덕타민, 슈랑커 등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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