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출구전략...국내 증시 영향은

'단기영향 전망에도 투자위축 불가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중국 금융긴축 조치와 미국 금융 개혁안의 파장은 어디까지일까. 그동안 미국의 은행 실적 등 갖은 악재를 잘 넘겼던 국내 증시가 미국발 금융규제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 규제안이 투자은행 자기자본투자 규제와 관련된 만큼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는 금융업, 그중에서도 증권업종이 특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25일 오후 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뉴욕 증시가 사흘 연속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조정폭은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이틀째 하락해 1670대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이익 모멘텀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강한 편에 속하는 등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점, 한국 시장은 미국발 규제 리스크가 약해질 때 주요국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빠른 복원력을 보일 것이란 점 등을 들면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 주말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가 단기 저항대를 강하게 상향돌파, 20%를 넘어서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점을 간과할 수만은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상황이 소나기에 그칠 지, 장마로 이어질 지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시장에 맞서는 것보다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금 철수가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증시 격언을 떠올렸다. 수급을 제외한다면 미국 금융기관의 규제는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일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급상의 문제가 가볍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외국인 매매동향의 변화가 감지되며 심리적 부담도 짙게 드리워진 상태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투자한 자금 중 미국계 자금으로 분류되는 규모는 23조원 정도로 전체 자금의 60% 이상"이라며 "핫 머니와 같은 헤지펀드성 단기자금이 전부를 차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부는 새로운 흐름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금회수가 시작되면 이머징 국가의 통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 요인 중 하나다.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이 들면 위험자산을 처분하고 현금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금요일 외국인은 거래소 현물시장에서 4900억 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선물시장에서는 2만737계약에 달하는 매도세를 펼쳤다"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첫 번째 증상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빠른 탈출 시도"라고 전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에 달러 확보에 혈안이 됐던 상황이 다시 나타날 수 있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수급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나친 불안감은 경계..지표와 실적에 주목=전문가들은 지난친 불안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적 발표 등 대내외 경제지표 이벤트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12월 국내산업활동동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선행지수의 하락 반전시 조정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릴 수도 있지만 경기회복 지속에 안도감이 형성될 경우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 올해 첫 FOMC 회의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연설, 버냉키 의장의 연임 여부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국정연설 과정에서 재차 언급이 예상되는 금융감독 개혁의 필요성, 무난한 연임이 예상됐던 버냉키 의장의 연임 반대 목소리도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한국 4Q GDP(26일), 미국 4Q GDP(예상 4.5%, 이전 2.2% QoQ)등 경제지표와 애플(25일)-퀄컴(27일)-MS(29일)-현대차(28일)-삼성전자(29일) 등 국내외 기업실적 발표도 잇따를 예정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의 재료에 대한 평가는 호재든 악재든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난주 금요일에 기록한 -37.66pt보다는 장중 저점에서 회복한 18.75pt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의 주도주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중심의 IT주와 자동차, 원전관련주에 대한 매수 대응을 유지하되 관심대상을 주도주 범위로 국한시키고 추이를 살펴보라"고 말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증시는 주 초반 미국증시 흐름 및 외국인 매매 동향에 따라 흔들릴 수 있으나 코스피 1650선 부근에서는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호주로 업황호조가 지속되는 IT와 원ㆍ엔 환율 상승의 수혜를 받을 자동차를 추천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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