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法-檢 갈등' 부추기는 정치권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공중부양' 사건에 대한 무죄 판결로 불거진 법원과 검찰 간 갈등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해 대대적인 사법개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민주당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념 편향적인 법관에 대한 손질에 방점을 찍은 반면, 민주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 등에서 마찰을 빚었던 검찰 개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정치권이 이같이 동상이몽을 꿈꾸며 사법개혁을 정쟁화하면서 가뜩이나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법원과 검찰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강기갑 무죄 판결을 비롯해 과거의 용산참사 재판과 미네르바 사건, 정연주 KBS 사장 등 대표적인 공안사건에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법원과 검찰의 충돌을 격화기킨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또 이들 사건 대부분 이념대결 구도로 전개돼 극심한 사회 혼란을 불러왔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경우 사법개혁 의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사법부를 요리하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어 우려된다. 특히 판사 개인을 타겟으로 색깔론을 펴거나, 법원 내 특정 집단을 몰아 세우는 것은 이념갈등을 부추길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민주당도 맹목적인 여당과 검찰 비판 등 정치적 구호에만 매달리지 말고 차분한 대화와 논의를 통해 사법개혁을 풀어나가야 한다. 정권에 입맛에 맞춘 듯한 검찰의 '억지 기소'나 국민의 눈 높이에 맞지 않는 판결 모두 개혁의 대상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정쟁의 도구로 삼기에는 예상되는 사회 혼란이 너무나 극심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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