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은행, 처음으로 디폴트 부동산 압류 후 매각

인공섬 '팜 주메이라' 고급아파트 약 5억원에 매각.. 시세보다 35% 저렴

두바이 인공섬 '팜 주메이라'의 고급 아파트

[아시아경제 김병철 두바이특파원]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의 거품붕괴 이후 처음으로 은행이 디폴트 부동산을 압류해 매각처분하는 사례가 나왔다.19일 UAE 경제주간지 아라비안비즈니스에 따르면, 인공섬 팜 주메이라의 고급아파트가 시중은행인 '퍼스트 뱅크'에 압류 후 시세보다 약 35% 저렴한 가격에 매각됐다. 총 2,280평방피터(211㎡) 규모의 3베드룸인 이 아파트는 평방피터당 745 디르함으로, 매매가격은 170만 디르함(약 5억원)으로 알려졌다.아파트 매매 과정에 참여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나온 이 아파트는 겨우 서너 시간만에 현금 매수자에게 팔렸다"고 전했다. 현재 팜 주메이라의 아파트의 보통 매매가격은 평방피트당 1,140 디르함 수준이다.아라비안비즈니스는 이번 아파트 매매 건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있는 두바이에서 처음으로 은행이 담보물을 압류(repossession)해 매각한 사례라고 설명했다.지난주 블룸버그통신은 영국의 2위 은행인 바클레이스가 처음으로 두바이에서 담보권 행사(foreclosure) 권리를 확보했다고 보도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시 두바이에서 담보권 행사가 가능해짐에 따라 은행들은 이제 약 160억 달러로 추정되는 모기지대출에 대해 채무자들이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권리행사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전문가들은 이번 압류매각 사례에 대해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의 애널리스트 안토니 야코브는 "이러한 절차가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면, 은행들은 보다 좀 더 공격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그는 "이제까지 은행들은 법원에 가기를 피하고 가급적 채무재조정 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선례가 생겼기 때문에 그들은 더 많은 디폴트 건을 법정에서 해결하려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현재 UAE 은행들의 악성채무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11월 현재 1년 전보다 약 68% 증가한 87억 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UAE 최대 모기지은행인 탐윌(Tamweel)은 현재 3% 정도의 모기지대출이 디폴트 상태에 빠져 있다고 확인했다.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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