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암사3동 청소년, 관내 업체 등 자원봉사자 100여명과 제설작업…이틀만에 뒷길 대부분 복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체장애2급 장애인인 김수철(가명)씨는 4일 새벽부터 내린 폭설에 옴짝달싹할 수 없이 집 안에 갇혀버렸다. 25.8㎝나 내린 엄청난 양에 도저히 문 밖을 출입할 수 없었다.김 씨는 고민 끝에 거주지를 관할하는 암사3동 주민센터(동장 현상진)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암사3동은 자원봉사를 요청한 중·고등학생 20명과 통장 20명을 이끌고 김 씨의 집을 찾아가 집 마당과 진입로 등에 쌓인 눈을 말끔히 치웠다.
강동구 암사3동 주민들이 남은 눈을 긁어내고 있다.
암사3동의 신속한 제설작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부터 투입된 자원봉사자와 통장 등 지역주민들의 도움으로 작업 이틀 만에 암사3동 뒷길 대부분이 눈 더미를 걷어냈다. 현상진 암사3동 동장은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위해 ‘골목길 눈 치우기’를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점이 주효했다"면서 "신청한 청소년들에게 4일 아침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제설작업 동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암사3동 통장 20명도 이 소식에 자발적으로 나서 힘을 보탰다. 뿐 아니라 건축자재를 취급하는 금산골재(암사3동 214) 직원들도 제설장비인 페로이다를 가지고 현장에 나와 산처럼 쌓인 눈을 거침없이 쓸어 모았다. 10명 안팎의 작은 업체지만 8명의 직원들이 합세했다. 제설작업으로 처음 모인 주민들이지만 손발도 척척 맞았다. 페로이다 차량이 눈 더미를 걷어 내면 다른 주민들이 손에 삽과 넉가래 등을 들고 바닥에 남아 있는 눈 부스러기까지 완벽히 제거했다. 바닥에 깔린 잔설도 미끄러워 넘어질 수 있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
금산골재가 제공한 페로이더로 눈을 치우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작업은 오후 5시까지 계속됐다. 제설작업에 참여한 자원봉사에 참여한 정지연 명일중 2학년생은 “어릴 때에는 눈 내리는 겨울이 마냥 좋기만 했는데 눈을 치우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 작업을 통해 알게 됐다”며 “초등학생인 동생도 작업에 참여했는데 많은 걸 깨닫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임해준 이들 봉사자들에게는 암사3동 부녀회에서 준비한 따끈한 떡국100그릇이 점심으로 제공됐다. 한편 천호3동에서도 31명의 통장들이 4, 5일 이틀 동안 오전부터 오후 내내 벌어진 제설작업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2㎞에 달하는 뒷골목의 눈을 치웠다. 성내2동에서는 몇몇 상점주인들이 영하의 날씨 속에서 눈을 치우는 직원들을 위해 커피 등 따뜻한 차를 건네며 격려하기도 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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