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2009년의 마지막 날인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백악관이 서둘러 경기부양책을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하락마감했다. 개장직전 있었던 신규실업수당청구 관련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인 것이 오히려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 여기에 연말 차익매물이 가세하면서 상승세로 출발한 미국 증시는 개장 후 얼마 되지 않아 일제히 하락반전, 장 종료 때 까지 낙폭을 넓혀 나갔다.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4% 밀린 10428.05로, S&P500지수는 1.00% 떨어진 1115.12로, 나스닥 지수는 0.97% 하락한 2269.15로 장을 마쳤다. ◆고용시장 전망 밝아져..부양책 조기 철수할라 지난 주 미국 내 신규실업수당청구자의 숫자가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조기 부양책 철수론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날 노동청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 신규실업수당청구자의 숫자는 43만2000명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46만 명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업보험 연속수급신청자수도 예상치인 510만명을 크게 하회하는 498만1000명에 그쳤던 것으로 집계됐다. 백악관은 그 동안 경기회복의 신호를 고용시장 개선에서 찾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같은 결과가 백악관의 양적완화 기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MF글로벌의 제임스 오설리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상당히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다"며 "이는 경기회복에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용시장 개선을 비롯한 진정한 경기회복이 이제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너무 올랐나'..연말 차익매물 가세또 올해 미국 증시가 6년래 최대 연간 랠리를 펼치면서 지나치게 올랐다는 공감대도 확산됐다. 12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3월 대비 66% 오른 S&P500지수는 현재 200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연초 대비 18.82%, S&P500 지수는 23.45%, 나스닥지수는 43.89% 오른 상태다. 특히 S&P 내 기술주 섹터의 오름세(61%)가 컸고, 원자재 주(46%)도 랠리를 펼쳤다. 마이크로 디바이시스와 포드 자동차는 300% 이상씩 뛰는 저력을 보였다.헤네시 어드바이저스의 프랭그 잉가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올해 있었던 랠리 끝에 이미 지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2010년의 주제는 언제 미국 연준(Fed)이 긴축에 들어설 것인지, 또 그것이 증시의 랠리를 멈출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S&P500 종목에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섹터는 씨티그룹 등을 비롯한 은행주로 나타났다.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 담보 대출의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관련 대출 비중이 큰 금융 업체의 타격이 두드러졌던 것이다. 위스콘신 주 소재 지역은행 마샬앤일슬리의 주가가 연초대비 총 60% 하락, S&P 종목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고, 그 뒤를 지역은행인 헌팅턴 뱅크셰어스(52%), 씨티그룹(51%), 자이온스 뱅코퍼레이션(48%) 등이 이었다. ◆예상 못 미친 NAPM-밀워키 지수이날 발표된 전미구매관리협회(NAPM)-밀워키 지수는 시장전망치인 56에 못미치는 52로 나타나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휴렛팩커드와 케터필러 등의 1.2% 이상씩 밀리며 다우존스 산업지수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또 미국 최대 트럭업체 YRC월드와이드는 채권자들이 이 업체의 파산신청을 막기 위해 출자전환에 동의했다는 소식을 발표한 뒤 13% 폭락했고, 페덱스· 콘-웨이 등 운송업체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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