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서 '담금질'한 뒤 호주서 실전훈련, 목표는 'KLPGA 대상 수성'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저도 호랑이처럼 되고 싶어요."'호랑이 띠' 여자골퍼의 선두주자인 서희경(23ㆍ하이트)이 2010년 대변신을 예고했다. 서희경은 미국 하와이로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호랑이의 눈을 좋아한다"면서 "평소에는 아기 눈처럼 평온해 보이지만 먹이를 앞에 두고 사냥에 나설 때는 완전히 달라진다. (나도) 100%의 노력을 기울이는 호랑이의 사냥법을 닮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경의 미소만 봤던 팬들에게는 다소 의아하지만 그만큼 근성을 갖고 게임에 몰두하겠다는 의미다. 잠시 시계를 한달 전으로 돌려보자. 지난달 초 중국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0시즌 개막전이었던 오리엔트차이나레이디스오픈. 서희경은 '라이벌' 유소연(19ㆍ하이마트)을 만나 연장 접전 끝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서희경은 "당시 날씨가 추워져 집중력이 떨어졌다"면서 "하지만 그보다는 (유)소연이의 근성이 나를 앞섰다"고 반성했다. 서희경은 "소연이가 연장 두번째 홀에서 네번째 칩 샷을 하기 전 '반드시 이걸 넣고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눈빛을 봤다"면서 "그걸 성공했을 때 이미 '내가 졌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개막전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서희경은 올해 목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서희경은 "동계훈련을 하면서 차츰 생각해보겠다"고 말했지만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상금왕과 대상, 다승왕 등을 휩쓴 서희경은 다만 "꾸준한 활약을 펼쳐야 하는 대상만큼은 반드시 차지하겠다"고 살짝 속내를 비쳤다. 서희경은 "하와이에 2월 말까지 머물면서 전반적으로 샷을 다듬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드로우나 페이드 등을 구질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고난도 샷의 수련에 숏게임 연습을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희경은 이후 뉴질랜드와 호주로 날아가 현지 시합을 통해 실전감각을 익힌 후 3월 둘째 주에나 귀국할 예정이다. 서희경은 올 시즌 판도와 관련해 "소연이와 1년간 경쟁을 펼쳤지만 실력이 뛰어난 루키들이 매년 나타난다"면서 "어떤 경쟁자가 나올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런 점들이 나를 더욱 분발하게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서희경이 과연 올 시즌 국내 여자무대에서 호랑이처럼 군림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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