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변수 속 발빠른 주가 회복에 눈길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2009년 코스피시장에서 눈에 띈 점을 꼽으라면 단연 빠른 주가 회복을 들 수 있다.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속절없이 무너졌던 주가를 2009년 한해동안 견조하게 회복해내며 2010년의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만한 상황으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하루 하루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변수가 무수히 등장해 여느 때보다 바빴던 주식시장이기도 했다. FTSE 선진지수 편입부터 금호산업 및 타이어의 워크아웃 추진까지 울고 웃었던 2009년을 정리해보자. 1월 중 눈에 띈 변수는 정부의 녹색뉴딜 사업방안 발표다. 정부는 지난 1월6일 2012년까지 총 5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녹색 뉴딜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각종 녹색 테마주들의 강세를 이끌어냈고, 이 덕분에 코스피 지수 역시 상승 엔진을 가동했다. 당시 녹색 테마주 중 대표적인 것은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된 종목을 비롯해 태양광, 풍력, 하이브리드카, 자전거, 발광다이오드(LED) 등이 해당된다. 관련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인 투자심리를 되살려놨고, 이것이 삼성전자 등 우량주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 코스피 지수가 반등에 나서는 결과를 만들었다. 자본시장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월에는 한국은행이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 주목된다. 한은은 2월12일 기준금리를 기존 2.5%에서 2.0%로 인하, 사상 최저수준으로 낮췄다. 금리인하는 주식시장에 상당한 호재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이미 1월말부터 주가가 상당부분 올라선 탓에 막상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졌을 때에는 주가가 미미한 반응을 보였다. 3월에 들어서면서 코스피 지수는 본격적인 상승 엔진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3월3일 992.69선까지 내려앉으며 연중 최저치를 새로 썼던 코스피 지수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시도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유입된 시기 역시 바로 3월인데, 경기부양을 위한 글로벌 각국의 공조가 이뤄지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3월23일 미국 재무부가 최대 1조달러 규모의 금융권 부실자산 해소방안을 발표하는 한편 4월2일에는 G20 회담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2010년까지 5조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줬다. 5월 코스피 시장을 뒤흔든 것은 북핵 이슈다. 특히 25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부터 국내 신종플루 추가 감염소식, 북한의 핵실험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굵직굵직한 악재가 일제히 터진 하루였다. 장 중 6% 이상 하락세를 보이는 등 국내증시가 큰 폭으로 주저앉았지만, 충격을 흡수하는 속도도 상당히 빨라 0.2% 하락에 그친 채 거래를 마쳤다. 6월에는 옆으로 기는 게걸음 장세가 지속됐다. 6월1일부터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시장의 우려감이 커졌다. 또한 미 증시에서는 제네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신청 소식이 전해지는 등 안팎으로 불안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지수가 좁은 박스권에 갇힌 양상을 보였다. 7월에는 2차랠리가 시작됐다. IT주와 금융주가 시장의 주도주로 등장하면서 시장은 상승 랠리를 펼치기 시작했다. IT주와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게 된 것은 글로벌 기업의 실적개선 기대감 덕분. 인텔과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글로벌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훌쩍 웃돌면서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감을 강화시켰고, 여기에 각종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양상을 나타내면서 지수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가파른 상승 랠리는 8월 이후 멈칫하기 시작했다. 발빠른 경기회복은 오히려 출구전략으로 연결된다는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경기부양책의 종료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탓이다. 8월25일에는 이스라엘이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여타 국가의 금리인상도 머지 않았다는 인식을 키워냈고, 이는 9월 중순까지 지수가 게걸음 장세를 또다시 지속하는 양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9월에는 또다른 호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FTSE 선진지수 편입이라는 대형 호재가 바로 그것이다. 이 덕분에 9월23일 코스피 지수는 1723.17선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새로 쓰게 됐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이미 예상됐던 호재에 크게 반응하면서 연고점을 찍었지만, 그 이후 쏟아지는 차익실현 매물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10월6일 호주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확산됐고, 11월25일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 선언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지수는 힘을 잃고 120일 이동평균선까지 하회하고 말았다. 두바이 사태로 인해 1519.40선(11월27일)까지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2월 들어 연말 랠리를 시도했다. 두바이 사태에서 발빠르게 회복한 것은 물론 글로벌 증시의 안정적인 흐름과 미국의 고용 및 소비지표의 개선 소식이 더해지면서 지수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두달 넘게 조정국면이 지속되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가운데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는 평가가 쏟아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12월 말에 금호그룹의 워크아웃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 우려가 다시금 불어닥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장은 오히려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견조한 투자심리를 자랑해냈다. 갖은 변수 속에서도 코스피 지수는 견조한 투자심리와 발빠른 경기회복, 경쟁력있는 기업들의 실적개선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2009년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은 49.65%. 지난해 -40%가 넘는 하락세에서 빠르게 회복해낸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1132.87로 장을 출발해 1682.77로 거래를 마감했다. 연중 최저가는 992.69(3월3일), 최고가는 1723.17(9월23일)이다. 지난 한 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2조3905억원으로 지난 1998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6조2710억원, 2조300억원을 순매도했다. 주식시장의 일평균거래대금은 7조8640억원으로 전년대비 22.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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