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특명' '소비자를 감동시켜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소비자는 왕'이란 문구는 단순한 광고 카피가 아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기업에게 있어 생존의 핵심 철학이 됐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1996년 '햇반'을 선보인 CJ제일제당은 즉석밥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이를 연간 1300억원대의 거대시장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13년째 1위 브랜드 자리를 놓치지 않는 '햇반'의 성공비결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지금까지 총 2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신제품 개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CJ제일제당은 제품 성공에 그치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0월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선천성대사질환자, 단 200명만을 위한 '햇반 저단백밥'을 선보였다. 햇반 저단백밥은 체내에 단백질의 대사과정에 필요한 효소들의 일부가 결핍돼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희귀질환자를 위한 기능성 햇반으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기업의 재능기부 사례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이에 앞서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유아를 위한 특수 분유를 10년째 생산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1999년부터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유아를 위한 페닐케톤뇨증(PKU) 분유 등 8종의 특수분유를 생산해왔다. 매일유업이 해마다 생산하는 선천성 대사이상 분유 캔 수는 2만개지만 팔린 것은 한 해에 2500개가 조금 넘어 나머지 1만7500개의 캔은 폐기 처분된다.매일유업은 지금까지 제품 생산을 위해서 초기연구개발비, 폐기 처분한 제품값 등 모두 수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매일유업은 소수의 유아들을 위한 특수분유 생산을 10년째 계속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기업의 기본적인 역할이지만 여기에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시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 또한 기업의 필수적인 의무"라며 "사회를 위해서 회사가 존재하고 회사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책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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