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인사]시장 대응능력 향상에 초점,,R&D 인력 전진배치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올해 실적 비상에 성공한 현대기아차그룹이 사상 최대의 임원 승진 인사로 한 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조직 체계 정비 보다는 판매, 품질 등 성과와 함께 연구개발(R&D) 중장기 비전과 직결되는 섹터의 인력을 전진배치시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실제로 이날 임원 승진 304명 가운데 연구개발 및 품질생산 부문이 40%, 판매 및 마케팅 부문에 30%가 집중됐다. 올해 실적 개선이 원·달러 환율 효과 등 거시적 경제변수와 연관된 바가 컸던 가운데 갈수록 심화되는 글로벌 완성차 판매 시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품질과 R&D 강화가 급선무라는 그룹 최고위층의 의사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정몽구 그룹 회장도 이달초 글로벌 영업전략회의를 통해 내년 최우선 경영화두로 품질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번 임원 인사와 맥락이 닿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젊어진 경영진,,성과·미래 비전에 중점24일 단행된 현대기아차그룹 임원인사로 현대·기아차는 정의선, 설영흥, 이정대, 윤여철, 이현순, 신종운, 최한영, 정성은 8명의 부회장단에 김용환 부회장이 가세해 총 9명으로 늘어났다.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 승진으로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김창희 엠코 부회장, 김원갑 현대하이스코 부회장, 이여성 현대로템 부회장까지 총 14명의 대규모 회장단을 구성하게 됐다.이번 인사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추세에서 시장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조직 및 인력 구조를 정예화하고 연구개발(R&D), 판매 마케팅 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내년 격화될 경쟁체제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이다.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내년은 수요 급감으로 브랜드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정의선 부회장 체제를 겨냥하는 데 포커스가 맞춰졌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김용문 다이모스 회장(65)에 이어 최근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59), 김치웅 위아 부회장(58)이 물러난 빈 자리를 56년생의 김용환 부회장과 52년생의 정석수 부회장이 메우면서 젊어졌기 때문이다.현대차그룹에 정통한 재계 모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경영진이 정 회장과의 의견조율 문제 등을 감안해 배치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며 "올해는 50년대 초반 이후의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향후 정의선 부회장 체제에 대비한 세대교체적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연구개발, 품질 부문 대거 전진배치현대기아차그룹은 미래 완성차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첨단 기술 선점과 안정화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인사에 그대로 투영했다.가장 눈에 띠는 점은 완성차 부품 계열 현대모비스 임원진의 발탁을 꼽을 수 있다. 현대모비스 중장기 역량 강화와 글로벌 아웃소싱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정석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과 함께 부사장 3명을 승진시키는 등 힘을 실어줬다.R&D 등 핵심경쟁력 제고에 집중하는 한편, 고객 및 시장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는데 그룹의 총력을 다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지난 3분기 현재까지 각각 1조 3977억원, 7326억원, 1조 72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보다 괄목상대한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한 글로벌 주요 브랜드의 반격이 격화되는데다 완성차 업체간 시너지를 겨냥한 합종연횡이 잇따르면서 내년 영업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특히, 유럽에 이어 중국까지 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형차 개발에 올인하는 시점에서 R&D 부문에 대한 투자 강화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상황도 이번 인사에 녹아들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럽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연간 R&D 투자 규모는 세계 톱 브랜드와 비교해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R&D에 대한 투자 확대가 이번 인사를 계기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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