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특별한 하루 조환익 코트라 사장현장동행취재 = 김영무 부국장 겸 산업부장"지금 힘들다고 돈 아끼면 남 못도와코트라 사회공헌은 국가이미지 제고"
조환익 코트라 사장이 봉사모임 '레프트 핸즈'가 마련한 일일호프 행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직접 음식을 나르고 있다.
[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지난 17일. 염곡동 인베스트코리아프라자(IKP) 1층 세미나실에는 빨간 모자를 쓴 산타클로스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풍선도 불고 테이블도 정리하고 마지막 마이크 테스트까지 마쳤다. 일일호프행사를 준비하는 코트라의 봉사 동아리 '레프트 핸즈(Left Hands) 회원들이다. 예정된 시작시간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직원들이 삼삼오오 세미나실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날 일일 호프 행사를 위해 정성스레 마련한 음식을 나르는 그들과 행사장을 가득 메워 준 동료 직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일 년 중 가장 따뜻한 코트라의 밤이 그렇게 시작됐다.그 사이로 훤칠한 키의 조환익 코트라 사장이 눈에 띄었다. 연말을 앞두고 연이은 출장을 다녀온 직후였지만 조 사장은 피곤한 기색 없이 직접 음식을 담아 직원들이 앉은 테이블에 가져다주고 담소도 나눴다. 조 사장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에 참석해 격의 없이 어울리며 소리 없는 격려를 했다."어려울수록 코트라는 남들에게 너그러워야 합니다. 지금 당장 힘들다고 돈 아끼면서 '나중에 돈 생기면 도와야지'하는 사람들은 나중에도 절대 남을 안 돕습니다"'사회공헌'은 특별한 이벤트성으로 할 게 아니라 일상에서 작은 것부터 실행해야한다는 게 조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나보다 더 불우한 사람을 볼 줄 알아야하며, 어려울 때일수록 작은 거라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처음 봉사 모임 얘기를 들었을 때 왜 이름이 '레프트 핸즈'냐고 물어보니까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의미라고 하더라. 굉장히 좋은 의미지만 이제 모르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조 사장은 지난 9월 출간한 '한국, 밖으로 뛰어야 산다'에서도 "적자를 내더라도 착한 기업이 되라"고 강조했다. 앞도 보고 뒤도 보고 옆도 봐야 하며 위와 아래까지 샅샅이 살펴야하는 요즘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사회공헌활동은 필수가 됐다는 것. 수출 최전선에서 기업들을 돕는 코트라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공헌활동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주가, 소비자 구매, 브랜드 가치에 반영되는 것처럼 코트라의 사회공헌활동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조 사장은 해외에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가 나가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한국'을 벗어나 해외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도 도와야한다고 제안했다. 발상을 뒤집는 조 사장의 말에 직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윤원석 비서실장도 "케냐 나이로비 무역관(현 KBC)에서 근무할 때 그 곳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축구공을 나눠준 적이 있었다"면서 "그때 아이들이 참 좋아하더라. 또 현지에서 코트라는 물론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코트라의 장점을 이용해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국가 이미지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셈이다.자리에 함께 참가한 박종표 노조위원장도 처음 마음을 잊지 않은 '코트라 다운' 봉사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노조는 행사를 위해 250만원을 쾌척했다.이날 행사가 더욱 뜻 깊었던 것은 처음부터 직원들이 직접 준비한 '코트라만의' 행사였기 때문이다. 사회도 레프트 핸즈 회원이 맡았고 코트라 내 클래식 동아리 '파가니니'는 바이올린 공연을 마련했다. 작년에는 사내 밴드가 공연을 했지만 밴드 구성원들이 해외KBC로 발령 나는 바람에 미처 준비를 못했다는 후문이다. 파가니니가 무대에 오르자 조 사장은 "예전에도 보니 참 잘 하더라"면서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같은 테이블에 앉은 직원들과 지난해 공연 중에 있었던 한 직원이 노래를 불렀던 에피소드도 이야기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이어진 경품과 경매행사도 전부 코트라 직원들이 기부한 물품으로 진행됐다. 조 사장도 최근 브라질 출장 갔을 때 사 온 이과수 커피와 LED스탠드, 와인 얄리 샤도네이 등을 선뜻 내놓았다. 행사 수익금은 해외 구호단체와 협력 기관 등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일일호프 티켓 판매량은 지난해 590장에서 올해 950장으로 크게 늘었다. 참석 인원 역시 350여명으로 150명 정도 늘었다. 세미나실 밖에 마련된 자리까지 가득 메운 것을 본 조 사장은 "작년에 비해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왔고 이번에는 인턴들도 많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평소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해온 조 사장에게는 더욱 인상적인 모습이었다.<center></center>정리 =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사진 = 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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