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착한 경영문화 선구자

신세계가 윤리경영을 선언한지 10년이 됐다. 신세계는 그동안 매출액 5.9배, 영업이익 14.5배, 순이익 95.6배 등 눈부신 성장을 일궈냈다. 바로 윤리경영을 통한 협력업체와의 '상생모드'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세계는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며 이 땅에 또 다른 형태의 상생 윤리경영을 설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신세계의 윤리경영 오늘과 내일을 2회에 걸쳐 조망해본다.<상>윤리경영 10년 성과'신세계式 더치페이' 직원비리 몰라요"자신 밥값 직접 지불" 협력업체 금품수수 근절 신뢰 높여

신세계 임직원이 내부적으로는 물론 협력업체와 관계에서도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고 자신의 식대까지도 자신이 직접 지불하는'신세계 페이' 문화를 직접 실천에 옮기고 있다.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신세계는 지난 1999년 12월 윤리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협력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비롯한 10가지 자정 결의를 담은 규범을 선포했다.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5년부터 내부적으로는 물론 협력업체와 관계에서도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고 자신의 식대까지도 자신이 직접 지불하는 '신세계 페이' 문화다.유통업계는 갑을 관계가 명확하다는 업종의 특성상 수많은 협력업체와 거래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접대를 비롯한 금품 수수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신세계의 윤리경영 선포도 이러한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뿌리 뽑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이 같은 신세계의 새로운 방침은 처음에는 쉽게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신세계를 '갑'으로 모셔야했던 협력업체들은 신세계의 혁신적인 변화에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나 신세계 측은 지속적인 협력회사 만족도 조사를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올바른 상거래 문화 확립을 위한 협조 공문, 금품향응 금지안내 책자 배포 등을 통해 동참을 유도해 왔다.이러한 윤리경영의 성과는 곧 바로 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신세계는 매출액 5.9배, 순이익 95.6배라는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고용인원 역시 4341명에서 1만3643명으로 늘어났고 주가 역시 18.3배 올랐다. 건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성과 투명성 강화에 노력한 결과 2005년 국내 유통기업 최초이자 최고인 AA+의 신용등급을 획득했다.신세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로비에 대해 협력업체가 신경을 쓰지 않게 되니 자연스럽게 가격경쟁력이 확보됐다"며 "이를 통해 매출도 저절로 상승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신세계 페이가 자리 잡기까지는 그러나 신세계 측의 수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캠페인 초기에는 '신세계 페이 때문에 협력회사와의 상담을 회피하게 된다' '한국적 관행을 무시하고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라는 등 내부 반발도 극심했다. 신세계 페이가 회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외부에서의 따가운 시선도 있었다.이에 따라 신세계는 신세계 페이 등록 시스템을 도입, 부서나 개인이 실시한 신세계 페이 실천 사례를 전산에 등록하도록 해 직원들에게 의무감을 부여했다. 또 협력회사와의 식사에서 부득이하게 신세계 페이를 하지 못했으면 경리팀에서 현금을 받아 안내문과 함께 협력회사에 비용을 송금하도록 했다.신세계 페이와 함께 신세계는 일자리 창출에도 윤리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2007년 당시 약 5000여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파트타이머 전원을 그해 8월부터 완전고용(무기고용계약) 신분으로 전환한데 이어 150억 원의 비용을 투입,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조기 고용안정을 도모하고 법적 기준 이상으로 처우를 개선, 장기적 관점에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내린 조치였다.신세계의 윤리경영은 멈추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신세계는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협력사 100여 곳, 이마트 협력사 200여 곳의 CEO들을 대거 초청해 윤리경영 세미나를 개최했다.이 자리에서 구학서 회장은 "윤리경영 도입을 위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한 강령과 시스템을 계속 마련해 가고 있다"면서 "윤리경영 정착을 위해 선도 기업으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윤리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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