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시장이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코스피지수는 급락 이후 나흘 연속 상승하며 두바이사태 직전 수준을 넘어섰고, 한때 1180원에 육박했던 원화환율도 재차 1150원대의 기존 밴드로 회귀했다. 전일 국내증시는 이번주 들어 연속 사흘 상승에 따른 부담이 남아있는 가운데 뉴욕증시마저 고용지표의 불안으로 혼조세를 보인 까닭에 다소 불안한 출발이 예상됐다. 그러나 장 초반부터 추가상승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되며 종합지수는 전일보다 +5.68p(+0.35%) 올랐고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종합지수는 1600p선을 가볍게 돌파했다. 장 중반에는 개인들이 차익매물을 쏟아내며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기관이 프로그램을 앞세워 매수에 나서 종합지수는 1610p선을 넘어섰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일본증시마저 니케이지수가 +3.84%나 오르는등 강세를 보인것도 투자심리 호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다시 한 번 풍부한 유동성이 기대된다는 점▲연말 경기 모멘텀 등을 들면서 랠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던 업종대표주들의 경우 대부분이 펀더멘털 악화에 대한 우려가 주된 배경이었던 만큼, 기술적 반등이 연장될 수 있는 폭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시화될 실적 모멘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전용수 부국증권 센터장=최근 주가 흐름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분기 종합지수 1400p대에서 1700p대까지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하며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순매수세가 시장이 조정을 보이고 있는 4분기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매도에 따라 주가의 등락이 결정되는 확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두바이사태가 터지며 증시가 급락했을때도 외국인들은 겨우 2000억원이 조금 넘는 주식을 팔았을 뿐이고 이번주 들어서는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30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며 기관들과 개인들의 물량을 넘겨받아 국내 상장주식의 32.67%(시가총액기준)를 보유하며 대주주에 등극했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동향은 올 연말 뿐만 아니라 내년 초반의 시장 흐름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다. 단순하지만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가 없다면 당분간 국내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들이 추가적인 매수에 나선다면 또 한번의 랠리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맹목적인 추종은 피해야겠지만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에 대한 관심은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주식시장에 있어 산타클로스는 ‘정부’이며 크리스마스 선물은 ‘유동성’이라고 생각한다. 큰 사고는 큰 돈으로 막고, 작은 사고는 작은 돈으로 막는 정부의 ‘보이는 손’이 내년 상반기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하면서 글로벌 투자환경은 다시 풍부한 유동성을 향유하게 될 것이며, 이 같은 환경에서 자산가격은 다시 상승을 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미국의 더딘 소비회복, 중국의 내수부양 지속,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환경에서 유효한 투자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경기민감주 중에서는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기업(IT·자동차·유통·음식료), 저금리 및 유동성 랠리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낙폭과대주가 여기에 해당된다. 소외된 업종에는 조선·기계·증권 등이 있는데 업황이 부진하고 장기적인 이익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해 기술적 매매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일단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록 코스피지수가 돌발 악재가 불거지기 이전 영역으로 되돌아오기는 했지만 기다리던 상승모멘텀의 획득이라기보다는 일시적 충격으로부터의 회복이라는 점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겠다. 최근의 반등장에서 그동안 낙폭이 과다했던 업종대표주들이 가장 탄력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아직까지는 기술적 반등 측면에 시장이 일차적으로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따라서 시장에 대한 접근도 다시금 두바이 사건 이전에 초점을 맞추었던 기술적인 낙폭과대주와 원화강세 수혜주 등을 중심으로 하는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낙폭이 과도한 업종대표주들의 경우 대부분이 펀더멘탈 악화에 대한 우려가 주된 배경이었던 만큼, 이들의 기술적 반등이 연장될 수 있는 폭은 앞으로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시화될 실적 모멘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경계심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일차적인 과제는 글로벌 증시의 동반 회복세 지속 및 저항대 부근에서의 경계매물 소화를 위한 거래규모의 회복이다. 단기적으로는 낙폭과대주 중심의 기술적 대응에 초점을 맞추되, 본격적인 거래 회복 이전에는 종목별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흐름에도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과거 경기선행지수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주식시장의 성과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해 주식시장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지금은 저속운항을 해야 하는 구간이며, 엑셀을 밟고 속도를 올릴 수 있는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말까지는 일정한 박스권을 형성하며 움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특히 IT, 자동차, 은행, 운수장비, 증권, 화학을 비롯한 주요 업종들이 두바이쇼크로 인한 하락폭을 만회한데 반해, 이번 두바이사태와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건설과 기계 등은 주가복원이 더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KOSPI 대형주 가운데에서도 아직 절반 가량만이 두바이사태로 인한 하락폭을 회복했는데, 그 중 4/4분기 순이익 전망(Fnguide 컨센서스 기준)이 분기초에 비해 상향조정된 기업의 비율이 60%에 달하고 있다. 순이익 전망이 하향조정된 기업들은 불과 35%만이 하락폭을 회복하는데 그쳐 실적전망에 따라 주가복원의 정도가 현저하게 다름을 감안해 매매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즉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뿐 아니라 단기 조정 이후 복원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실적이 종목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반등으로 가격메리트가 일정부분 희석된 상황인 만큼 4/4분기 이후 실적전망을 종목선택의 우선순위로 놓고 차별적인 대응을 강화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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