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시나리오별 여권 빅3의 운명은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정국 최대 현안인 세종시 문제가 여권 잠룡들의 정치적 명운도 갈라놓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 박근혜 전 대표 등 '미래 권력'을 꿈꾸는 3인은 수정과 원안 또는 원안 플러스 알파(+α) 를 놓고 한 판 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입장 차이가 명확한데다 3인 모두 현재의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어느 안이 관철되느냐에 따라 입을 내상이 크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대로 세종시 문제가 매듭지어질 경우 얻을 열매 또한 달콤할 수밖에 없다.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18일 "지금은 '치킨게임'처럼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결과에 따라 상처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세종시 수정 논란의 불을 댕긴 정 총리는 취임후 세종시에 '올인'하고 있다. 정 총리 스스로가 총리직을 걸고 세종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장담하면서 충청도민, 재계, 정치권 등을 두루 만나는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수정안이 정치권에서 퇴짜를 맞는다면 총리직을 내 놓아야 할 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추진력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반면, 대기업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충청도민들의 반발을 무산시킬 묘책을 내놓는다면 상황은 급반전한다. 도덕성 논란으로 한 풀 꺾인 총리의 위상도 강화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여권 내 차기 대권후보의 반열에 오를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수정론에 뒤늦게 발을 담근 정몽준 대표의 고민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세종시 문제가 충청권의 현안인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할 수장으로서 느끼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수정론이 힘을 받아 충청도민의 지지를 얻어내 세종시 법 개정이 무난하게 이뤄진다면 지난 재ㆍ보선 패배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당내 입지를 굳힐 수 있다.반면, 정부와 청와대의 수정안이 좌절될 경우 친이(친 이명박)ㆍ친박(친 박근혜)계의 책임론 공방에 휩싸이면서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기'를 노리며 당 대표 '바통'을 받은 정 대표의 입지는 축소가 불가피하다.충청권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세종시 원안 요구에 뒤늦게 '원안고수' 카드를 내밀면서 주도권을 거머쥔 박 전 대표는 원안 요구가 관철될 경우 여권 안팎의 정치적 위상을 재확인하게 된다. 특히 세종시 문제를 계기로 똘똘 뭉친 친박계의 당내 입지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친이계가 세종시 수정론이 무산된데 따른 박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전면에 들고 나오면 계파 갈등의 불씨를 살아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조기 전대 요구가 나오고 친이, 친박 간의 제2의 혈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반면 수정안이 관철됐을 때 박 전 대표의 당내 영향력 축소는 불가피하다. 이는 여권 잠룡들과의 파워 게임에서 밀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남의 한 의원은 "수정안이 관철된다는 것은 바로 박 전 대표가 동의를 했다는 의미이고 충청도민도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잃는 게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달중 기자 d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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