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2009 우리 코리아 컨퍼런스' 참관기
▲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싱가포르 컨퍼런스 장에서 기조 연설을 하는 모습.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아시아 주요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국내 우량기업들을 소개하고 참여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채널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No, Korean product!"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3~4일 있었던 싱가포르 IR에서 본인을 소개한 말이다. 유창한 영어실력에 놀란 말레이시아 투자자가 "혹시 외국인이 아니냐"고 묻자 위처럼 대답해 좌중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것.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2009 우리 코리아 컨퍼런스(Woori Korea Conference)'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100여명이 넘는 기관 투자자들이 몰렸다. 이는 역대 컨퍼런스 중에는 가장 큰 규모, 작년 싱가포르 컨퍼런스의 2배 수준이다. 특히 빛을 발한 건 황 사장의 유창한 영어 실력이었다. 보통 IR은 평이한 질문으로 시작해 대화의 질에 따라 깊은 질문으로 들어갈 지 말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그다지 높지 않은 수준의 대화만 이어진다면 짧게는 10~15분에 그친다. 하지만 황 사장이 참석한 모든 미팅에서 매우 심도 깊은 질문이 오갔다. 각 투자자별로 정해진 1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사장에게 직접 추가 질문을 하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일반적으로 사장들은 그냥 인사만 한 후 자리를 뜨고 기자들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실무진과 대화를 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황 사장은 이번 IR을 통해 CNA 방송에도 출연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진행된 10분간의 인터뷰에도 황 사장은 매우 부드럽게 대화를 진행했다"며 "인터뷰 내용 또한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 출연은 전혀 계획된 것이 아니고 사진만 찍어갈 예정이었으나 CNA 방송사에서 사장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보고 인터뷰를 추진한 것"이라고 전했다. CEO의 유창한 영어실력은 그저 '잘한다'며 감탄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유창한 영어로 IR을 진행하면 해외 기자, 투자자들의 호감까지 얻을 수 있어 그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전반적으로 싱가포르나 영어권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한국인들은 영어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CEO가 직접 나서 유창한 영어로 폭넓은 내용의 대화를 하면 이들은 매우 큰 인상을 받고 '역시 글로벌 CEO'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 대상 기업은 LG전자 하이닉스 우리금융지주 KT KT&G, 삼성전기, 대우조선해양, 우리투자증권, STX팬오션, LG이노텍, 두산, 삼성정밀화학, 웅진케미칼, 다음, 영원무역 등 국내 14개 기업이었다. 그룹미팅을 포함해 평균 6~8개 업체와의 미팅이 진행됐고, 이중에서도 해외 투자자들은 삼성전기, LG이노텍, 하이닉스 쪽 업체 설명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컨퍼런스의 목적은 아시아지역의 주요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한국의 우량 기업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참여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채널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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